brunch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by 나무엄마 지니


국가가 정해준 애도기간을 꼭 지키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아이들을 둔 엄마로서 많은 분들이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오늘도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었다.

이 책은 마음이 복잡할 때 차분히 앉아서 읽으면 마음이 잔잔해질 수 있는 책인 거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단순한 표현이지만, '한 방' 이 있다. 무엇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감히 비슷하다고 말하면 안 되겠지만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여러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는데,


"파인애플을 보면 미국의 화가 조지아 오키프가 생각난다. 그것은 그녀가 그 과일을 그렸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한 장도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_p.92


"사인회도 열지 않는다. (...) 반드시 업자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장사를 목적으로 사인본을 모으는 전문 업자들. (...) 일반 독자를 위해 사인하는 것은 전혀 싫지 않지만 돈벌이를 제공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왠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_p.108




"나는 제법 나이를 먹었지만, 나 자신을 절대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는다. (...) 왜냐하면 "나는 뭐, 아저씨니까" 하고 말하는 시점부터 진짜 아저씨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_p.112



"나는 사소한 것을 머리에 떠올리는 데도 남들보다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생각이 떠올랐을 때는 대체로 이미 차가 떠난 뒤다." _p.18


"나는 고역인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고역인 것이 행사와 스피치와 파티다.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겹치기도 하면 (...) 종종 겹친다. 완전히 악몽이 돼버린다." _p.24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