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새벽 기상이 안 맞는가.. 쓴 글을 다시 읽고는 세수를 하고 커피콩을 한 스푼 더 넣어 묵직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도서관에서 봉사할 때 어느 나이가 지긋하신 전직 샘은 "아직 젊으니까 차가운 거 먹는 거지"라며 웃으시며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아직까지 나는 아침 기운이 서늘해도 얼. 죽. 아. 다.
얼죽아는 얼어 죽게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는 뜻이다.
오늘은 윗집에서 내는 소리에 깼다. 처음 이사 와서 며칠 후에도 저런 잠꼬대처럼 말하기도 하고, 고함도 지르더니 이제는 어디가 많이 아픈지 신음소리도 낸다. 그럴 때마다 부모는 나와서 아이를 보는 것 같은데.. 부디 저 청년의 마음이 편안해져서 오늘 하루도 기분이 좋게, 신나고, 즐겁게 생활하기를 기도한다.
"너는 왜 거기 가서 같이 사진을 찍고 신문에 나오고 그래? 네가 언제 자살하려는 아이는 아니었잖아?"
처음 막내가 신문에 나오고 한 말이다.
"엄마! 이 세상에 자살 한번 안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저도 생각해 보면 있었겠죠.."
음...
요즘 sns를 자주 들여다본다. 예전에 들여다볼 때는 엄마들의 과도한? 심각한? 교육열이 눈에 한참 거슬려서 숨구멍이 조여올 정도로 sns를 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것도 하나님의 은혜인가 싶다.
왜.. 교사가 있는데.. 저렇게 가르치려 하는 사람들이 난무한 세상이 되었을까. 어디든 다 가르치려는 사람들이다. 가르치려, 정보를 넘치게 나눠주려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무엇일까를 생각하다 가수 장기하의 <그건 니 생각이고>가 꽂혀서 밤 내 듣고 잠을 잤던 여름날이후 나는 이 노래를 또 들었다.
나는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라서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고, 특목중을 보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영재아가 되어 대학교 부설 영재원에서 대표선서를 했어도 특목중에 응시하지 조차 않은 걸 후회하지 않았다.
공립초, 사립초, 혁신중, 비인가 국제학교, 제주국제학교, 국제 홈스쿨링을 한 아이들의 엄마라고 적어 놓고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서 다이어리에 오늘 할 일을 정리해 놓는다.
윗집 아들은 뭐가 저렇게 억울한지 계속 뭐라고 한다. 너무 잘 들리는 걸 저 윗집 사람들은 알까 모르겠다. 우리 집 막둥이 보물 3호는 이럴 때는 짖지 말아야 하는지 알고 조용히 잠을 청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선한 일들을 행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에베소서 2:10]
"For we are God's handiwork, created in Christ Jesus to do good works, which God prepared in advance for us to do." [Ephesians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