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수분팩 하나를 붙이고 다시 막내의 책상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긴다. 요즘 이렇게 매일 글을 쓴다.
새벽에도, 아침에도, 낮이나 밤에도 생각이 날 때마다 큰 아이가 엄마의 생각을 써보라고 선물로 준 노트와 핸드폰에 단상을 적어 놓는다. 어느 브런치 작가분의 글을 보고 '엉킨 실타래'를 끝부분을 잘 찾아서 살살 풀어서 글을 써보려는데.. 내 실타래는 꽁꽁 뭉쳐있는지 지금은 술술 잘 풀리지는 않는 것 같다.
다소 일찍 대학에 들어간 막내에게 글쓰기가 근육량과 같다는 말을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보냈다. sns를 한정된 시간에만 들어오는 막내는 '뇌근육'이라는 이 단어를 띡~하니보내준다.
과학을 좋아해서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아이는 대학에서 뇌과학을 전공 중이다. 현재는 그렇지만 공부를 더해가며 큰 아이처럼 다른 걸 접목해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까.
어제는 기분이 째지는 날이었다. <새삥>을 들어놔서 그런가.
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도 해서 짬이 없는 큰 아이가 내가 올린 글을 인스타그램에서 보고는 칭찬을 해줬다. 글을 나보다 훨씬 잘 쓰는 큰 아이가 이런 말을 해주니 마음이 편해진다.
조금 전 무료통화를 하는데 중간고사라 바쁘다고 하지만, 내게 이런 말을 해준다.
"엄마 원래 하려던 '그 중심'을 잡으세요."
나는 큰 아이에게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변명처럼 늘어놓는다. "아니~ 나도 이거 저거 많이 아는데 그래서 팔로잉하는 사람들이 답하는 거 나도 할 수 있고 더 많이 설명해 줄 수 있으니까 해본 거 아니야~"라고 말하니 큰 아이는 그냥 웃어버린다. 그러며 또다시 내게 이런 말을 한다.
"그러니까 감정에 휘둘리지 마시라구요."
음...
어제는 하루종일 시름시름 졸려서 혼났다. 머리에 누가 무거운 바위를 올려놓은 것 마냥 머리가 무겁고 멈춰 있는 것만 같았다. 일어나서 활동하는 루틴 시간은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지 싶다.
역시 새벽기상은 내게는 좀 안 맞나 보다. 하지만 일어나면 잠시 누워서라도 글을 노트에 적어 놓는다. 오늘은 새벽 3시 일어나서 이렇게 글을 썼다. 이 고요한 새벽이 참 좋다. 말씀을 틀어 놓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오늘은 하늘에서 내게 어떤 말씀을 주시려나? 생각하면 내가 가는 이 깜깜한 긴 터널에 빛이 조금씩 보이는 것만 같다.
요즘은 릴스도 금방 뚝딱 만든다. 아이들이 보내준 사진을 릴스로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았다. 벌써 두 번째로 만들었다. 어제 든 생각은 아이들이 선물로 준 사진들을 묵히지 말고 바로바로 만들어서 올려야지 사진첩에 들어가서 한참 찾아야 하니 그것만큼 번거로운 게 없더라,라는 생각.
나는 아이들 사진들은 딱 한 계정, 인스타그램에만 올려놓기로 마음을 정했다. 아이들 사진이나 정보가 아무 곳에나 돌아다니는 게 그다지 좋지 않다. 아이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조차 여전히 불편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하는 건 하늘에서 거저 주신 은혜를 나누려는 마음 때문이다.
다시 새벽 6시에 새벽예배를 들으며목사님이 기도하는 걸 들으며 기도했다. 그 후 잠깐 졸다가 이 노래를 듣고 벌떡 일어났다.
어느 목사님이 말씀해 주시는'사랑'에 대한 생각에 막힌 하수구가 펑! 뚫린 것만 같은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까먹지 않으려고 바로 핸드폰과 출판사에서 하는 이벤트에 당첨돼서 받은 무료로 받은 작은 노트에 '사랑'이라고 적어 놓는다.
사. 랑.
어제는 비가 꽤 왔는지 날씨가 쌀쌀한 거 같아서 보일러를 켰나 싶었는데 안 켜고 잤지만 아주 몸도 마음도 머리도 개운하고 편안하다. 오늘도 신나고, 재미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미래를 꿈꾸며 거북이처럼 달려간다. 크~으 거북이가 달려가면 그것만큼 웃긴 게 없겠다. 그래도 나는 거북이처럼 달린다. 나는 꿈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