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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엄마 지니 Feb 29. 2024

<카라카스 수업의 장면들>

베네수엘라가 여기에


이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엄한 부모님 밑에서 여행을 쉽게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어려웠고, 결혼을 하고는 엄마라는 자리가 아이들을 키우느라 TV 한 번을 편하게 켜고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성실하고 모범생이던 큰 아이가 탈 공교육을 결심하기까지 저는 숨을 졸이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딱히 한 건 없지만 6-7살 차이 나는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일과 공부를 하며 사느라 어디 여행을 가볼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마음을 먹으면 가면 될 테지만 워낙 그렇게 살지 않았던 사람이라 큰마음을 먹어야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간단히 이 책이 여행기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어제 새벽에 신나서 읽다가 잠을 설쳤지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책이 뭐지? 책이 주는 의미는 뭘까?

책은 가성비를 제일 좋게 해서 체험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베네수엘라,라는 남미 나라에 대한 문화체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페인어를 하면 남미 모든 나라에서 쉽게 한 언어로 말하기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발음과 억양이 모두 달라서 저자는 스페인어를 배우며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그러니까 9학년 때 스페인어를 제2외국어로 공부한 적이 있었거든요. 9-10학년 사이 같은데 정확한 건 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스페인어는 uno, dos, tres, mi amiga, escuela 이런 단어들이 기억납니다.

한 나라에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닌, 직접 살아본다는 건 여행과는 많이 다른 깊은 체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면만 볼 수 있는 것을 단면을 통해 총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보며 국가의 종 책임자는 잘 뽑아야 하는구나.. 그래야 국민이 고생을 하지 않지.. 이런 생각도 들고..

아파트에 벌레가 저렇게 많이 들어올 수도 있구나.. 참 많이 고생했겠다.. 그때는 많이 힘들었을 텐데 추억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1층 아파트에 공동 정원이 마치 정글 같았다는 표현을 보고는 놀라기도 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원유 매장량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수자원 또한 풍부하다. (...) 부패한 정권은 오래되어 낡은 기간산업을 돌보지 않았고 부정부패의 문제는 식민시대 이래 계속된 부의 대물림과 관련이 있다." _p.89-90

나라들이 비슷한가 봅니다. 필리핀도 6.25 전쟁에 우리나라를 도왔던 힘 있던 국가였는데 지금은 국민이 힘든 나라가 된 걸 보면 말이죠. 필리핀 아웃리치를 갔을 때의 그 기억을 잊지 못할 정도로 많은 쇼크를 먹었던 게 생생합니다. 그런데 필리핀만이 아니라 베네수엘라도 그렇다고 하니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베네수엘라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임에도 국민들이 물이 귀하다고 물을 받으려고 줄을 서서 앉아 있는 사진을 보고는 '아.. 참.. 국가의 수장을 잘 만나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봅니다.


그 외에 여러 이야기들도 나오는데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남미에 대해, 안 가본 나라에 여러 측면으로 생각할 기회를 갖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 난다에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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