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의 패러독스

의미 없는 행동임을 깨달았다

by 나무엄마 지니


한국에서 ‘학원’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전적 의미로 학원은 일정한 목적, 교과과정, 설비, 제도 및 법규에 의해 계속적으로 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을 말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학교 설치 기준의 여러 조건을 갖추지 아니한 사립 교육기관으로, 교과 과정에 따라 지식, 기술, 예체능 교육을 행한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학원이라면 어제도, 오늘도 대다수의 아이들은 학원에 갈 것이다. 성경에서도 최소한 ‘일요일’은 쉬라고 권고하지만 아마도 일요일에도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쉬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교육을 하지 않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부모가 아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하거나, 혹은 부모 교육철학이 조금 다른 가정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사교육은 공교육을 보충하기 위하여 제도권 밖에서 하는 교육을 말하며 사교육 열은 학부모의 사교육에 대한 열의이자 과외나 학원 수강 따위의 사교육에 의지하여 자녀의 성적을 올리려는 강한 바람을 지칭한다.


2020년 8월 26일 발행된 이데일리 뉴스 [팩트체크]의 <사교육 1번지 대치동 은마, 월세가 1000만 원?>에서 2평 남짓 좁은 방의 1인이 사용하는 방의 월세가 110만원을 넘는다고 했다. 가사도우미와 식비가 포함되어 지방에 사는 학부모의 요구에 의해 이런 방식으로 운행을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다. 대치동에서도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를 둘러싸고 눌러앉은 학원은 800여 곳이 훨씬 넘는다. 이 은마아파트는, 내가 어릴 적 살던 도곡동 진달래아파트와 걸어가면 20분은 족히 걸어야겠지만 차로 가면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내가 어릴 적 어른들로부터 들은 은마아파트는 너무 오래돼서 쥐가 나올 정도로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당연히 그렇지는 않겠지만 아파트 아줌마들의 담합으로 학원가를 불러오고 나서는 아파트 값이 10배, 아니 20배가 넘게 뛰었다.


이런 걸 투자라 하지 않고 ‘투기’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여튼 어릴 적 살았던 동네라서 그런지 은마아파트를 지날 때마다 ‘와 좋다!’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은 없지만 정감 가는 시장풍의 상가를 1년에 몇 번은 들러 떡볶이를 사 먹곤 한다. (사실 아이스크림 뻥튀기가 맛집인 곳이다)

왜 지방의 아이들이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근처에서 숙식을 하는 것일까? 대학 입시 준비로 보충 공부를 위해서 올라오는 아이들일 것이다.


예전에 나에게 막내 초등학교 선생님은 “한국에서는 엄마가 시녀가 되어야 해요. 저도 저희 아이를 외고에 보냈는데 대학 갈 때까지 아이가 얼마나 살이 쪘는지 대학 가서 다 빼준다고 고등학교 때까지는 죽어라 공부만 하라고 아이에게 말했어요. 요즘은 한의원도 있고 얼마나 살 뺄 곳이 많아요. 살 빼는 건 대학 가서 하면 돼요”라고 말해주신 선생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초등 1학년에 막내가 학업성적을 위한 공부보다는 운동과 독서를 즐기는 아이로 키우고 있다 보니 공부에 소홀했던 나의 이야기를 다른 선생님으로부터 전해 들어서 조언을 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선생님들의 사려 깊은 말씀은 감사하지만, 누가 초등 1, 2학년에 학교 공부를 위해 학원을 보내는 것인지, ‘또 나만 다르게 생각하는 엄마일까.


아이들은 일상에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 그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사회 부적응 상태가 된다.


청소년 평생 유병률 연구에서 청소년의 20%가 우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고 여자 청소년들은 27%, 남자 청소년들은 13%로 우울감을 호소하였다. 이 우울감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이유는 아동 및 청소년의 의욕 저하, 일상 수행능력, 학업능력의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성장하며 학교에서 복잡한 학업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때 불안의 여러 요소들인 주의력 문제와 동기 부족, 에너지 감소 등이 공부를 하거나 학교 및 사회에 적응하는 마음을 저해한다. 그러니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육아 멘토로 유명한 오은영 박사는 “문제 부모가 있을 뿐, 문제 자녀는 없다”라고 아이의 문제는 부모의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동의 문제는 주 양육자인 부모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부모의 성격, 기질, 양육태도, 부모-자녀와의 관계와 자녀 문제 및 행동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두 처음 부모가 되니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고민하고 배우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매일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부모의 정서적 안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부모의 우울과 신경증이 아이를 우울하게 만들거나 불안감, 공격성 및 충동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모의 행동들로 아동의 인지능력은 저하된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학원가 근처에서 살다가 학원가와 최대한 먼 동네로 이사 간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엄마들의 정보를 듣고 있으면 내가 뒤처지는 것 같고 엄마 스스로 스트레스가 높아져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매질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당사자인 엄마도 아이도 당황하고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 동네 속에 있으니 이 엄마는 스트레스가 과해져 히스테리나 우울감이 동반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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