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속 런치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단톡방에서 지인이 url을 던져주길래 클릭을 해보니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새로운 작가의 탄생"이란 제목의 글이었는데 무엇보다 내 눈에 들어왔던 건
500만원
물론 500만원이 큰 돈이 아닐 수도 있지만 출간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500만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날로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고 선정이 된 후에 급하게 원고를 써서 응모를 했다.
결과는......
그래도 올해 응모한 두 권 중 한권이 출간되었으니 나의 시도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3719697
올해도 어김없이 같은 공지가 떴다.
아마도 그 이유 때문인지 요즘 브런치북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자주 받는다.
그리고 나는 왠지 그 알람이 반갑다.
그런데 나는 작년과 달리 마음이 급하지 않다. 아직도 응모할지 안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혹시 마감날까지 브런치북을 만들 수 있다면 응모해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에 500만원에 혹해서 들어왔다가 왜 올해는 이렇게 무덤덤한가?
심지어 작년과 같은 500만원인지도 지금 글을 쓰려고 찾아보고 알았다.
내가 이렇게 여유있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 500만원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브런치를 안했을 것이다 브런치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고 대충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요즘 같은 인터넷 홍수속에서 굳이 복잡한 절차까지 거쳐서 글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500만원에 낚여서 들어와 보니
아, 여기는 좀 다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인터넷에서 좀 정제되고 깊이 있는 글을 읽고 싶었던 그 욕구가 채워지는 곳이었다.
블로그처럼 광고, 리뷰, 스크랩 등이 만연하지 않고 오로지 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글 쓰는 사람들도 수준이 높았다.
출간작가라고 자부심이 있던 나는 브런치의 다른 작가의 글들을 보며 많이 반성했다
그리고 1년가까이 나는 브런치 작가기도 했지만 브런치 독자였다.
작가를 하려고 들어왔다가 독자의 재미에 빠졌다 그래서 내 글에 하트를 누르는 작가분들은 무조건 구독을 했고 그 분의 글들이 내 피드에 모이는 게 참 좋았다.
다람쥐가 겨울을 위해 도토리를 모아놓는 것처럼 뭔가 '읽고 싶은 때' 천천히 꺼내 보기 좋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다들 훌륭하지만 유독 내가 관심 가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 분들의 글은 아무리 많아도 시간이 많이 걸려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봐야 직성이 풀렸다.
그리고 그 분들의 출간 안내 소식을 보면서 마치 나의 기쁨과도 같았다.(그러고보니 내 책 출간 소식도 아직 안썼다 )
브런치에서 좋은 글이 있으면 여기 저기 공유했고 사람들과 글의 감상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500만원의 상금은 못탔어도 그 이상을 나는 브런치에서 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올해는 응모에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올해 못하더라도 나 같은 사람들이 브런치를 좋아해서 사람들이 더 들어온다면 내년에도 출판프로젝트는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출간을 하면 되니까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에 나는 어떤 작가분에게 브런치에 응모하라고 막 권유를 했다.
응모하면 무조건 뽑힐 거라고 등을 떠밀었다.
그냥 그렇게 독려하는 게 좋다
브런치를 시작한 건 500만원 때문인데 나는 그것 이상으로 얻은 게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브런치 속 런치> 매거진을 시작하려고 한다.
<브런치 속 런치>란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브런치 작가들을 소개하려고 하는데 가벼운 줄 알았던 <브런치>가 막상 읽다 보니 묵직해서 <런치>로 느껴진단 뜻으로 <브런치 속 런치>라고 정했다.
첫번째 글은 이번에 <의사의 생각>을 출간하신 <꿈꾸는 현자>님에 대한 글이었다.
https://brunch.co.kr/@jinnyim/112
앞으로도 쓰고 싶은 작가가 참 많다.
더 쓰고 싶은 작가가 많을 정도로 브런치에 작가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혹시 내년에는 출판프로젝트에 <브런치 속 런치>로 수상자 명단에 들어가는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