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속 런치
다녕님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소개할까 하다가 제가 처음 읽게 된 글부터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연히 읽게 되었던 <이혼상세계획안, 넌 다 계획이 있구나>
https://brunch.co.kr/brunchbook/dani-kang
글이 너무 잼있었습니다.
그 당시 퇴원 직후라 한꺼번에 다 읽어내리지 못하고 며칠에 걸쳐 읽었는데 어려운 이혼을 잘 넘기고 재혼해서 참 즐겁게 살고 있는 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이혼 경험이 있는 나는 글만으로도 다녕님을 아주 가깝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 브런치북을 다 읽고 다른 글들을 읽는데 반가운 다녕님의 피드들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글을 읽는데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상황파악을 못한 저는 다녕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어요.
글로서 어림해 봤지만 다녕님은 저보다 어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이가 부모님의 부고를 듣는 건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기도 했고요.
그런데 피드를 읽을 수록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나는 <브런치 북>이혼상세계획안....을 다 읽고 다른 글들을 읽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다녕님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엄마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다녕님의 딸, 율님이라는 것을요.
그런데 제가 다녕님의 글이라고 착각할 만큼 어머니 만큼이나 필력이 좋고 비슷한 정서의 글들이라 전혀 이질감이 없었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모녀는 외모만이 아니라 글도 닮다니요.
상황 파악이 된 저는 이제 글을 다시 읽어봅니다.
https://brunch.co.kr/@red7h2k/95
이 글이 다녕님의 마지막 글이었습니다.
6월 25일....
그리고 7월 10일...그 분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췌장암이란 원래 나중에 발견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다다니....
비슷한 시기에 암을 겪은 저는 살아났는데.....
이미 제가 브런치북을 볼 때부터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는데...
저는 당연히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언젠가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살아 있었다면 저는 그 분의 댓글을 남기며 친분이 쌓이고 언젠가 한번은 만날 날을 꿈꾸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영어강사, 한복바느질, 작가지망생...이라고 쓰여 있는 그 분의 소개입니다.
이혼 후 캐나다연수를 다녀와서 영어강사가 되었고 손재주가 좋아 한복을 잘 만드시고 곧 책을 내려고 마지막 원고를 넘겼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 분의 글을 볼 수 없지만 그 분의 딸이 이어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다녕님이란 이름으로 알림이 오는 피드가 너무 반갑습니다.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브런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 분을 생각하며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브런치 작가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어떨까?
브런치는 글을 쓰는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어 커뮤니티 공간이 없습니다.
개인적 연락은 '작가에게 제안하기'가 있긴 하지만 출판사나 업무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사용하기에는 좀 꺼려지더라고요.
살아서 만날 수 없던 다녕님의 책이 곧 나오고 출간파티가 있다면 그곳에 함께 가는 건 어떨까...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요새 사람을 거의 못만나지만 누군가라도 만나게 되면 돌아오는 길에 '혹시 마지막 만남이 아닐까...'그런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 만나겠지 하고 생각하며 살던 사람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경험들을 나이 들고 많이 겪고 보니 살아서 만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싶더라고요.
코로나로 인해 모임이 어려운 시대, 꼭 오프라인이 아니더라도 요즘 유행하는 '줌'으로라도 한번 만날까요?
만약에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그것 또한 다녕님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https://brunch.co.kr/@red7h2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