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오에 겐자부로
오늘의 북도슨트는 노벨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이다.
해마다 10월이 되면 스웨덴 한림원에서는 그 해 가장 훌륭한 작가에게 수상한다는 노벨문학상이 발표된다.
문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누가 수상할지 예상해보기도 하거나 수상자가 발표되면 '아, 그 작가구나.' 하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수상자가 발표되고 나서야 '유명한 작가인가 보다'하며 작품을 찾아 읽어볼까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작품을 찾아 앞부분을 읽어봐도 좀처럼 읽히지가 않고 역시 노벨문학상은 대단한 작가들이 받기에 나 같은 일반인에게는 어려운가 보다 하며 손에서 책을 내려놓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없다. 그렇지만 조만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나는 예측한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등 두 명 수상자가 있었고, 일본 출생 영국 국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도 있다.
그중에 작년에 타계한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 중에 장편 소설 '아름다운 애너벨리 싸늘하게 죽다'을 소개하려 한다.
위에서 밝혔듯이 단순한 책 소개가 아니라 진짜로 이 소설을 읽기 위해 오에 겐자부로, 에드가 앨런 포 등,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1994년 노벨문학상수상자다.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보다 삶을 먼저 이해하려면 두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하나는 아들인 오에 히카리가 자폐증이라는 것과 아들의 출산으로 인생의 큰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의 시작도 다 성장한 아들과 산책하는 것으로 시작되며 본인이 죽으면 밤에 아이가 깨서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 담요를 둘러 줄 아버지가 없어지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 다른 하나는 그의 정치성향이 좌파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심이 많았고 김지하 시인이 구속되었을 때 구명활동을 하는 한 편, 일본의 한국 지배에 대해서 가해자인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에 미안함을 여러 번 얘기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에서 김지하 시인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한다.
오에 겐자부로에 대해 이 정도로 이해했다면 다음은 이 책의 제목인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의 '애너벨 리'의 작가 '에드거 앨렌 포'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좋다.
'에드거 앨렌 포'는 추리 소설과 공포 소설 장르의 창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당시는 독특한 소설을 쓴 작가로 유명한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에서는 '뒤팽'이란 탐정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이 뒤팽은 훗날 '루팡'으로 이어진다. 또 '어셔가의 몰락'은 공포 소설의 전형으로 대저택의 음산함과 가족의 몰락의 이야기가 그 후, 많은 공포 이야기의 원형이 되고 있다. '헌티드 맨션' 등으로 말이다.
그런 '애드거 엘렌 포'가 아름다운 시를 남겼으니 그 시가 바로 '애너벨 리'다.
포는 일생동안 제대로 된 가정을 가져보지 못했다. 어렸을 때 유랑극단 배우의 사생아로 태어나서 부유한 집에 입양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 집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으며 사촌동생과 결혼했는데 젊은 나이에 부인이 죽자 애도하는 시를 썼던 것이 '애너벨 리'다.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는 포의 '애너벨 리'시 구절에서 따왔으며 이 소설의 여주인공 '벚꽃'이 애너벨 리를 연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래 링크는 애너벨 리 원문이다.
https://ko.wikisource.org/wiki/%EB%B2%88%EC%97%AD:%EC%95%A0%EB%84%88%EB%B2%A8_%EB%A6%AC
국내 인디밴드 '어른 아이가' 애너벨리 영문 그대로 노래를 만들었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파도소리, 그리고 보컬 김우정의 목소리가 쓸쓸하다.
https://youtu.be/FKJInHjr2 mc? si=z2 MKp_1 btNeFjWMe
소설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에서 주요 모티브가 되는 이야기가 있다.
<미하엘 콜하스>로 이백년도 전인 1800년대 소설이다. 나는 소설을 읽어봤지만 소설보다는 영화를 권하고 싶다.
미하엘 콜하스는 우리나라 역사의 '농민봉기운동', '의병'등과 많이 닮았다.
말 거래꾼으로 그동안 문제없이 지나다니던 길에 남작이 통행증을 요구하자, 이에 대한 부당함에 항의하여 처음에는 법적인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권력자들이 법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알자, 사람들을 모아 직접 싸운다.
이야기 중에 '마틴 루터'도 등장하여 미하엘 콜하스를 설득하기도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사적인 복수 등에 대해서 요즘과 비슷한 이슈들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애너벨리 싸늘하게 죽다'에서는 '미하엘 콜하스' 프로젝트를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는데 한국에서 김지하가 진행하기로 했으나 구속되면서 한국에서 할 수 없게 되자, 일본 오에 겐자부로에게 의뢰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의뢰를 하게 되는 인물이 오에 겐자부로의 대학 동창 '고모리 다모쓰'로 영화제작자이다.
소설은 노벨상 수상작가이며 매일 자폐증 아들과 산책하는 나, 영화 제작자로 '미하엘 콜하스'의 영화를 만드려고 하는 '고모리'가 나에게 영화 시나리오를 의뢰하면서 시작되고, 이 영화의 여주인공 '사쿠라'는 이 영화를 일본의 농민봉기에 접목시켜 훌륭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며 셋은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은 사쿠라의 과거 미스터리, 그리고 사쿠라의 과거에 고모리나 '나'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으며 현재 그 과거를 끄집어 내게 된다.
이 소설의 흥미진진한 부분은 사쿠라가 어떻게 애너벨 리와 연결되는가, 서로 다른 견해와 다른 이해관계에서 미하엘 콜하스의 일본판은 과연 만들어질 수 있는가.
그리고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