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by 선주

by 플로우지니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읽고 있어요.
삶의 굴곡 속에서 깨달은 이야기들을 써놓은 글들.
그 속에서 한 인간으로서 또 여자로서의
공감과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그럼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어요.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인생 속에서
확실히 안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작년 하반기에는 전에 근무하던 학교로 일을 하러 나가게 되었어요.
제가 늘 가르치던 내용이 아니라
여름까지 열심히 배웠던 코딩이라는
새로운 내용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너무나 감사히도 얻게 되었어요.
기회를 주신 분들께도 보답하고 싶고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도 새롭게 배운 내용을 재미있게 나누어주고 싶었죠.
더 공부하고 열심히 준비를 했어요.

하지만 처음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저의 무지와 미흡함에서 오는 답답함과 부끄러움.
작년 초가을은 답답함과 부끄러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컴퓨터는 이상하게 말을 안 들었고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는 우울함에
자꾸만 가라앉았어요.
제가 너무너무 재밌게 배웠던 내용들을
저는 재미없게 전달해주는 것 같아 초조했고
저의 부족한 점들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때 스스로를 다독여 주는 문구가 있었어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맞아요. 그래 결국 끝은 있었어요.
저를 괴롭게 만드는 수업 시간도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끝나요.
시간은 흘러가고 있으니 이 시간을 잘 보내자고 다짐했죠.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니 마음의 구름이 좀 걷히는 것 같았어요.
제가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잘하면 되고
그럴 수 없는 것들은 그냥 둘 수밖에 없는 건데
모든 걸 다 끌어안고 괴로워하고 있었던 거예요.

아이를 키우면서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이
더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막 태어난 아이를 안고 집 앞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던
그 시간들도 결국 지나서
아이는 아장아장 걸었고 이제 뛰기까지 해요.
아이의 앵~ 소리를 알람 삼아 젖을 먹였던
그 밤들도 지나갔고
온 얼굴에 범벅이었던 이유식을 먹였던 시간도 지나서
이제는 탕수육을 잡고 뜯어먹기도 하고
백김치에 김치볶음밥을 냠냠 잘 먹죠.

아이는 요즘 미운 네 살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저의 말에 필사적으로, 반드시, 꼭.
"싫어!"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아 보이죠.
하지만 커 가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시간들이고
이 시간들도 지나갈 것이고
돌아보면 그리워하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감히... 제가 확실히 아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결국에는 지나갈 시간 속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 발 떨어져 시간의 흐름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갖고 싶다고 소망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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