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주말

금요일 by 선주

by 플로우지니



한 달 전쯤 신랑이 대표님을 만나느라
퇴근이 늦어질 것 같다고 했어요.
그리고는 집에 왔죠.
늘 그렇듯 퇴근 후, 씻고 저녁을 먹고.
저녁을 다 먹고 치우려고 일어서는데
잠깐 앉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우리 집의 자산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다고요.
있는 대로 얘기했어요.
사실 저도 일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주 좋진 않지만
세 식구 당장 굶어 죽을 정도는 아니라고요.

대표님을 만나고 온 결과,
급여가 삭감되었다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대신 일주일에 하루를 쉬기로 하였대요.
사람을 많이 만나는 부서의 경우에는
더 먼저부터 무급휴가가 들어갔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신랑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시행이 된 거였습니다.
금요일에 쉬기로 했대요.
마음의 준비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니길 바랐는데,
언젠가는 끝이 날 테니, 그때까지만 힘내 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일을 하면서 이렇게 주 4일 근무를 할 날이
얼마나 있겠냐 생각을 하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문을 안 닫은 것도 다행이지 않냐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제가 급하게 출근을 했다가 회의가 늦어져서
예상보다 늦게 끝나게 됐어요.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해서 신랑에게 전화를 했죠.
이미 데리러 갈 준비를 다 마쳤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이 여유롭게 집에 돌아오니, 둘이 즐겁게 놀고 있었습니다.

엊그제는 신랑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전에는 주말을 바라보면서 목요일부터 마음이 설레었는데
지금은 수요일부터 마음이 설렌다고요.
이제 겨우 수요일밖에 안됐어가 아니라,
벌써 수요일이라고요.
주말에 쉬어도 다음날이 일요일이라서 너무 신난대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습니다.

나쁘기만 한 것도, 좋기만 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급여가 줄어들어서 많이 속상하지만,
계속 그 부분만 보고 있는다고 당장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이 풀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휴일이 길어진 부분을 보고 있자니,
신나기도 하고, 주말이 더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어차피 제 옆에 다가온 일이라면
그래서 지나가길 기다려야 한다면
이왕이면 제가 기분 좋고, 재미있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코로나가 긴 휴가를 줬다고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다만 많은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얼른 지나가길 바랍니다.

오늘은 어떤 금요일을 보낼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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