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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율 Oct 07. 2016

불행한 연애는 사랑이 아니다

하루만큼 강해진 당신 앞에 찾아온 작은 습관 넷

지난 1년간 지속해오던 연애에 마침표를 찍은지 불과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오늘, 나는 연애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사람마다 성향도 너무나 다르고, 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한 사람도 수 없이 다른 모습을 내비추기 때문에 사랑을 수학 계산을 지도하듯 깔끔하게 코치할 수는 없다. 더더욱이나 나 같은 경우는 연애 경험이 많지도 않고, 결과적으로 보면 전부 실패했다고 봐도 되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이런 저런 조언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래도 이번 연애를 통해 내가 알게 된 값진 교훈을 함께 나누고 싶다.


사랑해서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데 불행하다면, 그 원인을 당신에게서 찾으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자신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그만 둘 것


나는 나의 남자친구 (혹은 전남자친구) 가 만약 동성친구였으면 가깝게 지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꽤나 오래 전부터 해왔었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보여주는 작은 호의, 설레게 하는 말과 행동들에 눈이 멀어 긴 시간 이 사실을 애써 못 본 채 했다.

남자친구여서 그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무던히 애써왔고, 그 과정에서 나를 깎아내렸다. 연인을 떠올리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답답해지고 힘이 빠지면서도 불행한 연애를 계속 이어왔다. 다른 말로, 사람을 계속 보고 싶어서 만나고 연락하는 연애가 아닌, 사랑을 구걸하기 위해 만나고 연락하는 연애를 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웹툰 <유미의 세포들>에서 남자주인공 웅이가 말하는 것처럼, 이해할 수 있으니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이지, 가까운 사이니까 모든 걸 다 이해해줘야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 의문이 들게하고, 함께 있을 때 충만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연애를 꾸역꾸역 이어오는 당신이라면, 한번 그 시간들을 이성적으로 돌아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 사람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지 연애를 편안하게 지속해나갈 수 있다. 처음에는 서로 잘 모르고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하니 불안할 수 있는데,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에 대해 긴가민가하며,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꾸역꾸역 노력하고 있다면 그 연애는 꽝일 확률이 높다.


학벌도 좋고, 평판도 좋고, 첫인상도 굉장히 바르고 순진해보였던 나의 전남자친구와의 연애 이야기를 풀어써보려고 한다. 정말 머저리 같이 행동하고 처신해온 나여서 굉장히 부끄럽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만약 한 부분이라도 나의 입장이 공감이 된다면, 그만두길 바라는 마음에서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물론 나처럼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어 미련까지 전부 버리고 오는 것도 (심신에는 안 좋지만)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순박해보이고, 나만 바라봐줄 것 같고,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는 것 같은 나의 전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야 그의 실체가 보였다. 내가 불안해하고 의아해하는데에는 이유가 있어서 그랬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사랑 하나만으로도 함께 보내는 긴 시간들이 위태로울 때가 찾아오는데,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서 계속 그 관계에 힘을 들이는 것은 어쩌면 자신을 갉아먹을 수도 있는 치명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사탕발림 말과 반복되는 사죄와 반성의 레퍼토리에 더 이상 속지 말고, 체할 정도로 억지로 상대를 이해하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면 잠시 멈추길 바란다.


구구절절 나의 분노를 풀기 위해 써놓았던 정말 긴 한탄의 말들을 소개하기 전에, 내가 남자친구의 어떤 점을 이해하려고 애써왔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합리화를 했는지 대강 짚고 넘어가고 싶다.


늘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스케줄이 빡센 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했다. 자기계발과 자기 투자를 중시하기 때문에 연락에 소홀한 것을 계속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고 했고, 장난식으로 막 대하는 것을 편안함과 친밀함의 표시라며 스스로를 속였다. 상처가 되는 말을 던질 때도 가까우니까 지적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바보 같이 나의 마음도 돌보지 않고 스스로를 괴롭혔다.


일주일 정도 전까지 이렇게 믿어왔었는데, 믿으려고 꾸역꾸역 애써온 것을 비웃듯이 어느날 갑자기 폭풍같이 이별이 닥쳐왔다. 다음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쓴거여서 너무 진지하게 읽지는 않기 바란다. (그래도 다 읽어주기 바란다) 긴 이야기를 얘기하기 전에 결론을 다시 강조하겠다.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며 힘들어하고 있는 당신을 비웃듯이, 가짜 사랑은 충분히 뒤통수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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