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플로리스트 이지연입니다
엄마가 저를 가졌을 때 태몽에서 저희 할아버지가 아주 멋진 중절모에 양복을 쫙 빼입으시고,
아주 하얀 토끼를 한 마리 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토끼처럼 큰 앞니와, 아주 콩알만 한 간을 지니고 태어났죠.
엄마는 종종 결정도 못하고, 시작하기도 전에 제풀에 지쳐 떨어지는 저를 보고
“꾀 많은 토끼가 재를 못 넘는다”는 말을 합니다.
저 앞에 있는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막상 떠나려고 보면 오늘은 너무 늦어서,
요즘 호랑이가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비가 와서, 눈이 와서,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결국은 고개를 못 넘는다는 거죠
어쩌면 할 정도로 정말 저의 모습입니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뭐 조건이 다 되면 체력이 안 따라줘서
뭐,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일을 끌고 온 것 만해도 기적일 만큼
뭐든 안 되는 것 투성이었죠.
어쩌면,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추어진 상태에서 무언가 시작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성격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했는데 망할까봐 토끼처럼 겁이 너무 많이 나구요.
그러니까요....태몽의 영향이 가장 근저에 깔려있는 것 같다니까요.
소심한데, 완벽하기까지 원하는
정말 답이 없는 꽃일을 하는 소위 플로리스트, 지 플레르, 이지연
오랜 주저함끝에
앞으로 이 공간에
꽃에 관한 이야기, 꽃 일에 관한 이야기, 꽃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채워보려고 합니다.
아, 간혹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도^^
브런치의 책장을 넘기는
여러분의 손끝에 조금이나마 향기를 남기기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