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참 박탈감을 느끼기 쉬운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취미로 자리 잡은 SNS와 유튜브를 보다 보면. 알게 모르게 미디어가 그리는 이상적인 삶이 있는 것 같아요. 예쁘고, 잘생기고, 많은 돈을 벌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소비하다 보면 제 자신이 참 초라하게 보입니다.
특히나 대학원생은 그 박탈감이 더더욱 큰 것 같아요. 그런 박탈감이 들면 미디어에서 나오는. 것처럼 새로운 경험을 하면 될 텐데 대학원생은 그러기 쉽지 않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는 연구에 쏟기도 모자라고, 방-연구실-식당을 왔다 갔다 하는 것에만 집중된 좁아진 생활 반경에서는 딱히 새롭다 할 경험도 없습니다. 박탈감으로 생긴 마이너스의 감정을 즐거운 경험을 통해 플러스의 감정으로 상쇄하기가 어려운 거죠. 어떻게든 플러스의 감정을 찾는 게 방법일 수는 있지만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다른 방법을 고민해보게 됐습니다. 왜 박탈감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면 의외로 답이 쉽게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냥 유튜브를 안 보고 SNS를 안 하는 게 제가 내린 답이었습니다. 할 수 있다면 카톡 프로필을 보거나 대화를 하는 것도 줄일 수 있으면 좋은 것 같아요.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박탈감을 느낄 거리 자체가 없어집니다. 나아가 그냥 제 자신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과 눈앞에 주어진 것들에 집중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것 같아요. 밀린 빨래와 방 청소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논문을 한 편 더 읽거나, 해야 할 업무를 하면서 말이죠.
물론 썩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느낌도 들 거고, 삶이 다소 단조로워져서 안 그래도 재미없는 대학원 생활이 더 재미없어질 거예요. 하지만 학위과정 중엔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다소 소모적인 것을 경험하며 감정을 더하기보다 불필요하게 쌓이고 있는 것들을 제거하여 건강한 자아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이미 대학원 생활로 충분히 버겁습니다. 안 그래도 버거운 삶에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도 않는 소식들을 듣다 보면 금방 지쳐 버릴 거예요. 재미없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원래 대학원 생활은 그렇게 재밌는 게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