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술관 가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예술에 조예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미술관처럼 잘 갖춰져 있고, 천장이 높고, 새로운 분위기를 환기 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작품을 보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긴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모르겠다'인 경우가 많아요 ㅋㅋ 기회가 된다면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도 한번 배워보고 싶습니다.
꽤나 먼 거리에서 친구가 놀러 와서 나름 유명한 카페에 갔다가 미술관에 함께 갔습니다. 매번 전시가 조금씩 바뀌는데 이번에는 운 좋게도 과학과 관련된 특별 전시를 보게 되었어요. 작품을 보존하는 작업에 대한 방식과 기술의 소개였는데, 그동안 봤던 어느 전시보다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친구도 제 대학 과동기여서 그런지 얼추 비슷한 감상평을 남겼어요.
예술에 대해 조예가 깊진 않지만, 저는 예술은 작가의 생각을 발전시켜 세상에 표현하고 설득하는 행위라고 느낍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감흥을 불러일으켜서 때로는 작가들이 부와 명예도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연구도 크게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결국 공학이 세상에 필요한 것,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켜 세상에 표현하고, 이를 사람들이 쓰도록 설득하는 게 궁극적인 존재의 이유라고 느끼거든요. 발전과 표현 그리고 설득의 방식은 예술과 차이가 있겠지만 이전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에 큰 의의를 두는 독창성의 관점과, 논문이나 발표를 통해 연구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표현의 관점,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바꾼다는 영향력의 관점에서 보면 예술과 많은 부분이 맞닿아 있는 거 같아요. 그러한 관점에서 훌륭한 공학자는 훌륭한 예술가인 거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공학 연구 자체가 과학적, 논리적인 흐름에서 맹점이 없어야 하고, 그 시대가 풀어야하는 기술적 문제를 정의하며, 비전공자들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포장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물론 당연히 연구만 잘해도 훌륭한 공학자입니다 ㅋㅋㅋ 제가 너무 많은 어쩌면 불가능한 이상향을 그리고 있는 걸 지도 모릅니다.
어찌 됐든 너무 즐거운 관람이었습니다. 기분 전환도 하고 미술관의 작품들처럼, 좋은 연구결과를 내서 멋진 메시지를 담아 보고 싶다는 작은 목표도 다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네요. 저희 학교 주변에도 미술관이 생기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