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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Aug 07. 2023

주니어가 바라는 시니어

팀원이 리더에게

  회사 생활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의사 결정들이 모여 업무 진행의 방향성을 결정하죠. 때문에 각자의 역할이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할수록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역할이 나뉠 때 누군가는 실무 수행의 비중이, 누군가는 의사 결정의 비중이 높습니다. 보통 연차가 올라갈수록 일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보다 어떤 일을 수행할지를 판단하는 것에 집중하죠. 그게 주니어와 시니어, 팀원과 리더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배우고 해내야 할 게 많은 주니어이자 실무자이지만 시니어들에게 바라는 점을 당돌하게 남겨보고자 합니다. 언젠가 시니어가 되었을 제 자신을 위해서요.


  우선 시니어는 책임을 지고, 명확한 결정을 내리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권한을 분배해야 합니다. 상급자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결정을 내리며 일을 굴러가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주니어보다 더 많은 경험이 요구되고 더 많은 부담을 느끼고 더 큰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혼자 해낼 수는 없습니다. 해낼 수 없기 때문에 팀으로써 존재하는 거고요. 따라서 시니어는 책임을 지고 내린 결정이 올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권한을 적절히 분배하여 팀 전체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그렇게 의사결정을 했다면 사람들에게 제대로 공유해 주어야 합니다. 표현하지 않으면 가족이나 연인이더라도 알 수 없으니까요. 서로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시니어는 본인이 한 결정을 팀 전체가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팀원들이 열심히 했음에도 결정과는 다른 방향의 결과가 나올 거예요. 또한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왜곡되기 때문에 이미 결정했던 내용들이라도 다시 상기시켜 주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 팀이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적절한 시기에 공유해 줄 필요가 있어요.


  앞서 말했듯 시니어가 모든 것을 해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해야 해요. 이건 명확히 결정을 내리는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아무리 주니어라도 시니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으면 답답합니다. 대부분의 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 주체가 시니어이던 주니어이던 상관없어요. 지금 이 순간이나 앞으로 해낼 수 없는 것을 명확히 표현하는 건 결코 부끄럽거나 부족하거나 잘못된 게 아닙니다. 이렇게 상황을 인지하고 인정해야만 팀 전체가 올바른 방향으로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으니까요.


  이처럼 앞에서 이끌어가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주니어의 성장을 돕는 일입니다. 시니어는 주니어의 업무에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줄 수 있어야 해요. 적절한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면 주니어는 업무 방향성과 성장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칭찬만 한다면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해, 비판만 한다면 자신감을 갖지 못해 헤맬 거예요. 그러니 상대방의 현재 감정 상태와 역량을 잘 파악하여 피드백을 건넬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하게도 상대에게 충분한 관심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겠죠. 내가 아닌 상대를 위해서 진심으로 피드백을 건네준다면 주니어로부터의 존중과 팀의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의 회사이자 작은 팀에 속해 있다 보니 좋은 점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눈앞에 닥친 기술적인 능력치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역량을 엮는 리더와 조직의 관점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남긴 내용들이 모든 환경에 해당되는 정답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이런 모습을 갖추기 노력하려고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기에 조금 이른 노력은 아닐까 싶으면서도, 분명 언젠가는 시니어가 되는 순간이 온다는 게 자명하니까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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