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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Jul 31. 2023

나이 든다는 것

부조리한 삶

  나이 들어간다는 건 부조리함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아닐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기준대로만 살아가기는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기준을 날카롭게 세우면 세울수록, 세상과 부딪히며 스스로가 깎여 나가거나 큰 힘을 들여 관철해야만 합니다. 너무나 피곤하죠. 그러니 부딪히지 않기 위해 부조리함을 택합니다. 원래 그런 것이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눈을 감아버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집니다. 충분히 이해됩니다. 삶을 그렇게 피곤하게 살아야만 하는 이유는 없으니까요. 개인의 잣대를 모든 상황에 들이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삶이란 한 개인이 세상에 스스로를 온전히 표현해 나가는 행위라 믿습니다. 그러니 충만한 삶에는 스스로를 온전하고 충실하게 표현할수록 가까워집니다. 부조리함과는 정반대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항상 표현할 수 없다고 반문할 수도 있을 거예요. 아닙니다.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가장 수동적인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 또한 표현이니까요. 상황에 잠식되지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설령 부조리함을 택한 것과 결과적으로 같은 표현이 될지라도 굴복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면 부조리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들 합니다. 부조리함에 익숙해지면 자신을 찾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최대한 많은 순간 부조리함과 싸우려 합니다. 치기 어린 어린 날의 다짐이라고 해도 괜찮아요. 끝내 굴복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해 잘 싸워왔다고 당당히 이야기하는 사람이고 싶으니까요. 나이가 들어도 패기롭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부조리함에 맞서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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