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스트레스
몸이 나아지질 않아 지난주에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당뇨나 신장 관련된 부분들이 의심된다 말씀드렸고, 여러 검사들을 진행했어요. 일단 혈압이 많이 낮았습니다. 공복 상태인걸 감안하고서라도 80에 120이 정상 범위인데, 저는 68에 95가 나왔어요. 혈압이 낮은 건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잠과 음식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 잠은 잘 잤습니다. 엄청난 강도의 운동량에 맞추어 식단을 고단백으로 잘 챙겨 먹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인 것 같아요. 다행히 운동이 더 성장할 수 없는 신체적인 한계에 도달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나마 감사하더라고요.
그런데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자율신경계 검사에서 급성 스트레스라는 진단을 받았거든요. 가슴이 답답하거나 맥박이 느껴지는 증상이 있어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부정맥과 같이 시급한 증상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스트레스 수치가 높았을 뿐이었어요. 하지만 만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명상과 같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혹시 고강도의 운동이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을까 여쭤보니, 오히려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스트레스 상태는 더 안 좋았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정말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병원 방문 이후 한 주 동안 샐러드를 끊고 닭가슴살을 포함해 밥을 잘 챙겨 먹고자 했습니다. 수영과 크로스핏도 쉬었고요.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기력이 조금씩 돌아오는 게 느껴졌어요. 오늘은 피검사 결과를 듣고 왔는데, 다행히 걱정했던 당뇨나 신장 관련된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비타민 B, D와 엽산이 부족했고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코르티솔 수치와 염증 수치가 매우 높았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주 들었던 진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부족한 영양소가 있다면 챙겨 먹고, 피곤하다면 쉬면 되는데, 스트레스가 문제네요. 스트레스는 따로 무언가 처방받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항불안제를 먹어야 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으니까요.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틈틈이 명상을 하며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겁니다. 애초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을 텐데, 그건 불가능해 보이거든요. 지금을 포함하여 살면서 긴장을 제대로 풀어본 적이 없다 느낄 정도로 매 순간 치열하게 살아오고 있으니까요. 왜 그렇게 사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항상 긴장 중인 상태는 확실합니다. 별 수 있나요. 잘 챙겨 먹고, 잘 쉬고, 마음을 잘 살피며 최대한 긴장을 풀려 애쓰는 수밖에요. 이대로 가다간 더 심각해질지도 모르니 어떻게든 저만의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