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를 대하는 방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2020.09.04

by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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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표현이 많은 편입니다. 감정이든 생각이든 표현하고 다른 사람에게 알릴 때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일을 하는 상황에서도 저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편입니다. 특히 초반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여러 가지 말을 먼저 붙이는 편이에요.


다만 상사를 상대로는 초반에 그러한 태도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표현의 의도는 성급함, 부풀려 포장하기 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사에게는 그렇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을 포함하여 저는 그런 일을 세 번 정도 겪었고, 부끄럽지만 이제야 제가 놓친 부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로 사람마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방식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거죠.


친구나 주니어들을 상대할 때는 초반에 먼저 적극적으로 다양한 표현을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긴장을 풀어 줄 수 있고 제가 많은 표현을 하니, 그들도 부담 없이 원하는 만큼의 표현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대상이 상사로 바뀌게 되면 그러한 상황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그들은 저를 파악하지도 못 했는데, 제가 저의 의견을 많이 피력하면 본능적인 거부감이 생기는 거죠. 어쨌든 저는 아랫사람이니까요. 더불어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들에서 먼저 속도를 맞춘 후에 저에게 추가적인 의견들을 듣길 원할 테니, 그게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 표현이 곡해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무엇인가 잘 해내고 싶다는 표현을 했고, 앞으로의 스텝을 묻거나 나름의 실행을 해서 결과물을 들고 가면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조차도 상사가 원하는 방향을 잘 모르니, 좋지 않다고 판단될 결과를 가져갈 확률이 높기도 하니까요. 더불어 그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기여도를 명확히 말하지 않는 실수까지 더해지면, 성취를 위해 과도한 포장까지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게 됩니다.


의도야 어찌 됐든 저의 모든 행동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관계 초반에는 합을 맞춘 시간이 짧아 제가 의도한 바가 상사에게 올바로 해석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나 제 표현과 행동의 경우에는 보통 좋은 쪽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많이 해석이 되더라고요.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사실인데, 이제야 뒤늦게 깨달아 많이 아쉽습니다. 원래의 제 스타일처럼 관계를 풀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도, 상사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익숙해진 뒤에 표현을 했었다면 좀 더 상황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상사들과 있었던 어려움들은 제가 상사를 상사로서 배려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동등한 관계였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부분이지만, 상하 관계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솔직한 표현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배려의 관점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순간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솔직함도 어느 정도의 신뢰가 쌓여야만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온전히 상대의 탓만 하기에는 제 자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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