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오랫동안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질리는 때가 옵니다. 알고리즘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비슷한 방식의 콘텐츠들을 시청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애써서 다른 주제를 찾거나 새롭게 추천해 준 콘텐츠를 보지 않는 이상 이 현상은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그런데 설령 새로운 콘텐츠를 접했다고 해도 어디에선가 보았던 느낌이 듭니다. 완전히 새롭다기보다는 뭔가 돌고 도는 것 같달까요?
연구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정 주제에 관련된 논문들을 쭉 읽거나 개념을 배우기 위해서 여러 가지 책들을 보다 보면, 다른 논문과 책들이지만 결국 비슷한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냉철하게 보자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논문과 책이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내용만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존의 결과들에서 발전된 내용을 내놓는 것이 연구의 기본이기 때문에 100% 새로운 내용만을 담을 수는 없죠. 사람들의 인식 체계가 근본적으로 뒤바뀌는 순간들처럼 갑작스럽게 새로움이 등장하는 순간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새로움도 정말 새롭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학기 듣고 있는 수업에서 소개된 연구 중에서 '1870년대 이후 특허의 경우에는 뻔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합쳐졌을 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내놓는 이유는 아무래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오히려 새롭기만 하면 영향력이 없는 거였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라고 평가되는 특허조차도 이러하니, 정말 세상에 오롯이 새로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제 영상과 연구도, 크게 보아 저의 삶과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서도 새로운 순간들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만약 완전히 새로운 일상이 반복된다고 하면 아마 하루를 그것에 적응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다 써 버릴 테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그럼에도 연구라는 행위와 삶의 즐거움을 위해서는 새로움이 필요하니까,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반복되는 뻔한 것들에서 작은 변화를 조금씩 찾아가는 노력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순도 100%의 새롭기만 한 무엇인가를 기다리거나 추구하는 것보다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