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목표보다는 작은 과정들

2020.11.16

by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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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기적인 목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예 아무런 목표를 세우지 않고 살아가는 건 아닙니다.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을 목표로, 대학교 때는 다양한 경험과 진로설정을 목표로, 대학원에서는 학위와 연구라는 것을 제대로 경험하겠다는 목표로 살아가고 있죠. 다만 그 목표가 전부인 것 마냥 성공에 엄청나게 큰 비중을 두고 살아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고등학교 시절이 제 인생에 있어 가장 목표 지향적으로 살았을 시절이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에게는 목표의 중요성이 점차 흐려지고 있습니다.


'목표를 설정한다는 거 자체가 목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것보다는 목표를 성취했을 때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도 제 주변에 참 멋진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경우 목표를 성취했을 때의 그 짜릿함, 성취감, 보상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저도 좋아하긴 하지만 그때가 가장 중요하거나 즐거운 순간은 아닙니다. 성취를 하면 그냥 뿌듯함 정도만 있어요.


그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내어 항상 전력질주하지는 않습니다. 목표만을 위해서 살아가면 별로 즐겁지가 않아요. 목표를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도 맞고, 달성했을 때 꽤나 큰 즐거움이 있는 것도 맞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도 존중합니다. 다만 저는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항상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성공과 비슷한 맥락인데, 저는 성공이 순전히 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운 없이도 오롯이 바랄 수 있는 것은 과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관점을 바꿨습니다. 큰 목표가 아니라 그 과정의 순간들을 이뤄내자고. 차이점이 있다면 순간의 결과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고, 아무리 작은 결과와 성취라도 그것에만 집중하니 체감상 크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에 대한 압박도 훨씬 덜 하고 순간순간의 제 감정과 몸 상태에 신경을 많이 쓸 수 있습니다. 나를 혹사시키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거죠.


사실 쉬워 보이지만 이러한 순간의 만족감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만큼이나 열심히 안 하면 느낄 수가 없습니다. 결국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는 것은, 성취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는 스스로가 만족하기 위해 택한 일종의 전략인 셈이죠. 그렇게 되면 성과에 상관없이 온전히 그 순간의 과정들에만 최선을 다해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작은 순간들이 쌓여 큰 목표를 이루는 원동력이 되고요. 참다 참다 큰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만 뿌듯함을 느끼는 것보다는, 매 순간의 작은 성과들에 소소한 만족함을 많이 느끼는 게 더 즐겁고 건강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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