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에는 창업의 멋진 모습만 보이더라

2020.12.23

by 지노

※오늘의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는 감사하게도 참 멋진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중에는 종종 창업이라는 크고 멋진 결심을 한 비슷한 나이의 대표님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저는 학부시절에 그중 몇 분과 잠시나마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학교 생활을 같이 하다가 스타트업이라는 곳에서 함께한 그분들의 모습은 많이 달랐습니다. 스타트업의 극초반 과정과 초기 과정을 경험하며 정말 많은 걸 배웠는데, 무엇보다 창업을 결심한 대표님들의 생각, 가치관, 행동 등등의 모습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이 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제가 일했던 회사 대표님의 인터뷰가 나왔습니다. 너무나도 반가운 얼굴이었고, 제가 알고 있고 응원했던 대표님의 철학과 모습 그대로가 녹아 있어서 참 좋았고 다행이었습니다. 어느덧 직원도 많이 늘어났고, 대표님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조금씩 성장하며 사업체로써의 매출도 올라가는 모습을 접하니 뿌듯하더라고요. 종종 개인적으로 연락은 드렸었지만 사업에 대한 소식을 정리해서 듣기는 쉽지 않았으니까요. 회사와 대표님의 멋있는 모습을 잘 표현한 인터뷰였습니다.


물론 창업이 항상 성장하는 순간만 있는 건 아니겠죠. 영상에도 그 부분은 어느 정도 담겨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회사를 시작하고 키워나가며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사실 그런 부분들은 잘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제가 짧은 기간이나마 실제 피부로 느껴왔던 고민들은 그 몇 분 몇 초의 순간에 담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아마 대표님의 고민은 더욱 무겁고 어려웠겠죠? 어쩌면 그게 미디어의 한계일 겁니다. 짧은 시간 동안 원하는 메시지를 압축해서 전달해야 하다 보니 의도한 바와는 다른 축약이나 비약, 때로는 왜곡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한편으로는 다행이고 한편으로는 아쉬웠습니다. 실제로 겪어 봤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보이는 저 성과와 멋짐이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아는 게 다행이었고, 누군가는 대표님의 노력이 별로 힘들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나 '나도 쉽게 창업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한때 저도 분명 창업을 고민했었습니다만 일상의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 그럼에도 책임감은 크고 성공을 반드시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 크게 걸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 저의 대학원 생활도 일상의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책임지거나 실패를 했을 때 경제적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는 않은 걸 보니 그래도 창업에 비해서는 편한 선택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창업은 멋있으면서도 위험한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미디어에서 창업과 스타트업의 멋진 모습을 많이 보여 주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은 참 좋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보여 주는 멋진 모습만 믿고 창업에 도전하기보다는, 이면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들을 보다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히 짐작해보면, 스타트업의 대표님들과 초기 멤버분들이 실제로 느끼시는 어려움은 미디어와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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