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달리기를 두 달 동안 해보았다

2021.02.27

by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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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달리기를 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었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불가피하게 쉬었던 하루를 제외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컨디션이 좋으나 안 좋으나 아침마다 몸을 깨우고 있어요. 사실 일어나는 시간이 엄청나게 빠르지는 않아 새벽이라 하기에 조금의 부끄러움 있긴 하지만, 해가 뜨기 전이고 제 기준으로는 충분히 이른 시간대이니 새벽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꽤 오랫동안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달리기를 크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달리는 모양새가 이상해서 그런지 무릎도 꽤 아픈 편이고, 발이 남자치고는 많이 작아서 피로감도 크게 느끼거든요. 숨이 차오르는 느낌을 유지하면 느껴지는 희열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건 느끼지 못했습니다. 달리기 자체가 즐거워서 꾸준히 달려왔다기보다는, 몸을 깨우고 최소한의 체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써 사용해온 셈이죠. 아무래도 즐거움보다는 제 몸을 단련시키고 알아가는데 더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두 달 동안 달리기를 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스트레칭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운동 전에만 스트레칭을 했었는데, 운동을 마친 후인 마무리 스트레칭도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쉬지 않고 몸의 피로를 주는 제 달리기를 루틴에서는 특히나 중요했습니다. 뒤늦게 그 필요성을 깨닫고 7주 차부터 마무리 스트레칭을 했는데 피로도가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주말에 쉬고 났을 때처럼 쌩쌩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달릴 때 신경 쓰이는 수준의 통증은 없는 정도가 되었어요.


스스로에 대한 의무감에 크게 떠밀려 달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달리는 순간이 항상 재미없지만은 않았습니다. 바람이 꽤 세게 불던 날 맞바람을 이겨내고 달리는데 귓가에는 거친 음악이 울려 퍼질 때, 자세가 교정되어 달리기가 훨씬 빠르고 편해졌을 때 작은 희열들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달리기가 의식적으로 오롯이 몸을 쓰는 것에 집중하는 행위이다 보니 감정의 찌꺼기가 해소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하루의 시작에 분노가 가득 차 있을 때는 폭력성을 표출하는 행위가 되었고, 슬픔이나 괴로움에 가득 차 있을 때는 울분을 풀어내며 제 마음에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행위가 되었죠. 이렇게 말하고 보니 어쩌면 이제 저도 달리기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몸과 마음을 집중하는 밀도가 높아야 하는 대학원 생활에서 새벽 달리기는 하루의 좋은 시작을 책임져 주는 습관이 되었습니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이 일상을 유지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죠. 아마 학위과정이 끝나도 이 습관을 계속 유지하려 애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익숙해질 것 같지 않은 귀찮음과 피곤함이 매 새벽 몰려오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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