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순전히 운이다

2021.03.29

by 지노

※오늘의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유튜브에 영상을, 브런치에 글을 남기고 있는데요. 최근에 브런치 글의 조회수가 갑자기 급상승했습니다. 특별하게 한 건 없었어요 저는 그저 평소와 다름없이 글을 썼을 뿐인데 알고리즘이 우연찮게 띄워준 거죠. 어디에 글이 올라간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가 1년이 넘도록 만들어낸 영상과 6개월 가까이에 적어낸 글의 조회수를 합한 것의 몇 배가 되는 조회수가 순식간에 달성되었습니다. 사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인데, 갑자기 해당 영상의 노출수가 평소의 몇백 배로 상승했습니다. 모든 영상들은 아니어도 몇 달에 한 번씩은 이랬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그 이후로 유튜브에서 뜬금없는 알고리즘의 혜택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어쨌든 매주 2개씩 영상을 빠짐없이 꾸준히 올리고 있는 데도 말이죠.


저의 연구주제가 엎어져 심적으로 너무 괴로웠을 때 만든 영상에서 故 신해철 님의 명언을 인용했었습니다. 성공은 순전히 운이라는 내용이었는데,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에게 운이 크게 작용할 때도 있었고 그러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확실한 건 그동안 저에게 좋은 운이 꽤 많이 작용했었다는 겁니다. 저의 고등학교 시절 그토록 갈망하던 대학에 합격하여 인생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 것은 운의 영향이 정말 컸습니다.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대학의 입학사정관님께서 입시 설명회 차 저희 고등학교를 방문해주셨는데, 만약 그 설명회에 제가 참석하여 이야기를 들려드릴 기회가 없었다면 저는 합격을 못 했을 거거든요. 그 운은 지금의 대학원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학교를 입학하지 못해서 대학원에 큰 관심을 갖지 못했다면,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대학생활에서 열심히 쌓았던 다양한 경험 중 단 하나라도 빠져 있었다면 최근의 제 연구결과나 지금까지의 발전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와는 상관없이 말이죠.


감사히도 큰 운을 미리 경험했고 아직 제 운이 다하지 않은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보니, 너무나도 중요한 이 운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진로나 인간관계 등 여러 가지 삶의 굵직한 선택지는 물론이고 아주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저의 유튜브와 브런치에 대해서도 말이죠. 그런데 고민을 하면 할수록 운이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결과가 아니라 운 없이도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과정 혹은 행위 자체가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운을 바꾸어 불가능한 성공을 창조해낼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기에 어떠한 선택을 내릴 때 운이 죽도록 따라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운이라는 친구는 꾸준히 노력하고 때를 기다리면 언젠가 찾아와 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애초에 그 선택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는 도박과도 같은 요소이니까요.


저는 과거에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선택도, 유튜브와 브런치를 꾸준히 해보겠다는 선택도 단 일말의 운이 도와주지 않는다 한들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지금 대학원의 경우는 공학과 연구가 무엇인지, 과학과 공학을 배웠을 때 그 지식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연구자들이 일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얼마나 좋은 논문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와 같은 결과가 아닌, 운이 없어도 성취 가능한 목표를 위해 진학을 한 셈이죠. 유튜브와 브런치가 성공하여 큰 수익이 나지 않아도, 엄청나게 큰 팬덤이 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최소한 제가 평생을 가져갈 수 있는 제 순간들이 기록되고 있으며, 그러한 이야기에 각자의 생각을 나눠주시고 심지어는 응원까지 보내주고 계시는 수백 명의 분들이 계시니까요.


운이 없어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성공이 아니라 노력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삶 말이죠. 그러면 여기저기 흘러 다니는 운이 저에게 찾아오지 않더라도 감사히 살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찾아온다면 그 어느 때보다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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