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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절의 왕을 정하는 인형, 페브

- 프랑스에서 매년 1월 6일은 갈레트 데 루아 를 먹는 날!

by Jino


새해가 시작되고

지난해 크리스마스의 기억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때다.


크리스마스로부터 열 두 번째 날을

주현절, 혹은 공현절이라고 하는데 동방박사로 불리는 3명의 왕이 예수를 만난 날로

예수의 신성이 세상에 공식적으로 일려진 것을 기념하는 교회의 대축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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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크리스마스 축제의 마지막날이기도 해서

가톨릭 및 기독교 국가에서 이 시기를 기준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정리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제목 <십이야>도 주현절을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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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이때 페브(féve)라는 조그만 도자기 인형을

활용한 재미있는 풍습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갈레트 데 루아(Gallette des Rois:왕의 케이크)라는 빵을 나눠 먹는데

이 빵안에 페브를 하나 넣어둔다.

빵을 나눠 먹을 때 이 페브가 들어간 조각을 가진 사람이

그 날의 왕이 되어 잔치를 주재하게 되는 풍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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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브는 잠두콩(누에콩, fava bean)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원래는 빵에 콩을 넣었던 데서 유래한다.

프랑스는 이 콩을 1870년부터 세라믹 인형으로 대체했고

인형의 이름은 콩의 이름으로 그대로 불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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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야콥 요르단스는1638년 <공현절의 왕>이라는 그림을 통해

당대의 이같은 풍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에서 왕관을 쓴 사람은 콩이 들어있는 케이크 조각을 차지한 사람이었고

호기롭게 술을 마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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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풍습의 기원은 고대 로마로 추정된다.

로마에서는 사투르날리아라는 농경축제 기간에

빵에 작은 장식품을 숨겨두곤 했었는데 이 장식품을 발견한 노예가 축제의 왕이 되어

자유롭게 놀았던 데서 유래한 걸로 본다.


갈레트 데 루아는 왕 역할을 맡는 사람을 위해 왕관 장식과 함께 판매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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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그날의 왕으로 만들어 주었던 페브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행운의 상징이 되었고 페브 인형은 많은 수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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