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박물관에 다시 와 준 가족과의 소소하고 반가운 만남
어제는 박물관에 중학생과 초등학생 딸, 그리고 엄마가 방문했다.
전시해설을 해드리겠다고 하니 시간이 많지 않아 편하게 둘러보겠다고 하셨다.
박물관 전시를 둘러본 뒤 초등학생 딸이 헝겊인형 체험을 신청했고
나는 헝겊인형 체험 안내를 하고 옆에서 헝겊인형 만드는 걸 도왔다.
어머님이 조용히 말을 건네셨다. "세계전통모자 체험도 했었는데..."
세계전통모자체험?
맞아, 우리 박물관에서 세계전통모자 체험을 한 적이 있었지.
세계 전통의상을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세계의상과 모자 체험을 함께 했었다.
그런데 그게 언제더라?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이었던 것 같은데.
이 가족은 7년 만에 박물관을 다시 찾아 내 머리에서도 희미한 기억을 끄집어 내주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2019년쯤? 꽤 오래됐는데요?"
"네~, 그때 얘(중학생 딸)가 얘(초등학생 딸)만 했을 때였어요."
그때까지 핸드폰에 집중하던 중학생 딸도 기억을 떠올렸다.
"맞아, 저 나이 때였어."
"그때 넌 뭐 만들었지?""걱정인형 만들었어."
지금도 많은 친구들이 하고 있는 걱정인형 만들기.
나는 괜스레 반가워서 마침 근처에 있던 걱정인형 체험 샘플을 보이며
"지금도 이렇게 만들고 있어요."라고 말했고 우리는 왠지 반가워 함께 웃었다.
박물관에 있으면서 '이상적인 박물관'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우리가 준비한 전시를 많은 사람이 와서 흥미롭게 감상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울 것이다.
우리가 준비한 인형 체험을 즐겨준다면 이 역시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또 욕심을 더 낸다면
이렇게 혼자 혹은 가족과 왔던 박물관에 다시 와서
바뀐 전시를 즐기고 편안하게 2층 체험실에서 찬찬히 세계 인형들을 바라보면서
"어 저건 못 봤던 건데?"라거나 "올해 새로운 전시예요?"라거나
"박물관이 더 관람할 게 많아졌어요."라는 말을 해주면 좋겠다.
올해도 재미있고 유익한 전시가 될 수 있도록 박물관 식구들은 자료를 찾고 머릿속으로
박물관 공간을 수백 번은 바꾸고 또 바꾸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