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의 고객 중에 미팅에 매번 늦는 분이 있었어요. K는 시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요.
이 고객은 꼭 미팅 직전에 늦는다고 통보를 하는 거예요. 그런 전화를 할 때마다 항상 수화기 너머로 우당 탕 하는 걸 보면 바쁜 건 알겠는데, 매번 약속을 어길 때마다 K는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그날따라 미팅이 끝나고 바로 여자친구랑 데이트 약속이 있어서, 계약사항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고, K는 조금 불리한 입장에서 계약을 하게 돼요.
그리고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달려갑니다.
도착하니까 딱 3분이 남았습니다.
과연. 여자친구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
K의 여자친구는 프리랜서 작가였는데요, 밤샘 작업을 할 때가 많았어요. 또 그날따라 마감일이 겹쳐서 밤샘 작업을 하고 깜빡 잠이 든 거에요. K의 전화를 받고 준비를 하느라고 수화기 너머로 우당탕 난리가 났습니다.
자, 이번에는 K에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아! 역시 미인은 잠꾸러기야~! 이렇게 피곤한데도 일부러 나오다니 앞으론 내가 좀 더 잘해 줘야지!
여기서 이 세일즈맨은 ‘상대방이 늦었다'라는 동일한 상황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합니다.
어떤가요? 상대방이 늦었다는 상황은 같지만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감정적 반응은 아주 달라집니다.
이 사례는 꽃 책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의 한 꼭지 인데요. 이런 일은 현실에서도 흔히 일어나죠.
여러분 혹시 이런 말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어쩜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대로만 기억하니?
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누구나 다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해요. 그래서 같은 상황을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도 정말 많죠.
이 순간에도 우리 뇌에는 수없이 많은 정보가 들어오고 있는데요. 매번 생각하고 판단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우리는 ‘생각의 틀’을 미리 만들어놓습니다. 그리고나서 어떤 상황이 인지되면 반사적으로 그 틀에 맞춰서 상황을 이해하게 되죠. 그 틀이 오작동할 때, 그 이해하려던 마음은 오해가 됩니다.
그리고 가끔은 <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식으로 마음의 통제권을 놓쳐버릴 때도 있죠~
이때, 내 마음의 고삐를 단단히 붙잡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감정을 잘 컨트롤 하려면, 먼저 내 감정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매번 다른 사람, 다른 일로 화가 나는 것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같은 생각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요즘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렇다면 '나는 부족한 사람이야.' 라는 생각의 틀이 작동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때 우리 생각의 틀이 오작동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의도적으로 생각과 사실을 분리하는 연습입니다. 앞서 K의 이야기로 다시 되돌아가보면,
<매번 늦다니 나를 무시하는 건가?>이렇게생각하기 보다는
<그는 나와의 미팅에 두 번 늦었다> 라고 사실을 분리해보는 거예요.
마치 CCTV가 촬영하는 것처럼요.
처음에는 쉽지 않습니다. ‘매번 늦었으면 그게 무시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약속시간에 늦는 습관을 고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거든요.
또 그 늦겠다던 고객도 일방적으로 통보하려던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는 양해를 구하려던 건 아닐까요?
지금처럼 우리 생각이 충분히 합리적인지를 되돌아보면서 감정이 누그러지기도 하죠.
이렇게 사실과 생각을 분리해 놓고 나면 해석의 여지가 조금은 넓어지고,
그러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됩니다.
오해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는 화를 내거나, 참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겠죠?
이때 화내지 않고, 참지도 말고,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려면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pixabay
제가 학교 다닐 때 정말 좋아하는 선배가 있었거든요. 근데 매번 약속에 늦는 거예요
그때 제가 제일 많이 했던 말이 뭘까요?
"아... 괜찮아요, 선배... "
속으로는 화가 났는데 표현하지 않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요.
‘괜찮아요… … '라고 말하는 거요.
여러분은 어떻게 하셨을 거 같으세요? 아님. 여러분은 이럴 때 어떻게 하세요?
지금의 저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아요.
“선배 이번에는 20분 늦은 거 알아요? 나 선배랑 얘기 많이 하고 싶었는데, 나 좀 속상해요.”
그리고 여기서 조금 더 용기 낼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해 보면 어떨까요?
“ 다음에는 늦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선배. 난 진짜 많이 이야기 나누고 싶었거든.”
이렇게 부탁해 보는 거죠.
스스로 화가 났다는 걸 알아챘다면 굳이 꾹꾹 눌러 참으려고 하지 마세요.
화내지 않고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불편한 기분이 들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 그 순간을 피하는 거예요.
그러면 영영 자기 마음을 스스로 알 수가 없어요.
자기도 모르는 마음을 주변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도 내 마음을 모르면서 상대방이 내 마음을 대신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자기 감정을 모르는 상태로 “나, 화 안 났다니까!” 하면서 버럭 하거나, 마음이 불편한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무조건 "너 때문이잖아! "라고 상대방 탓을 하기도 하죠.
내 마음이 불편할 때는 그 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번에는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할 수 있어요.
왜 내 마음이 이렇지? 왜 내 마음이 아프지?
단 몇 초라도 괜찮아요. 돌아보기 힘들면 처음에는 잠시 멈추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혹시 가끔 속상할 때가 있나요? 혹시 누군가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나요?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서 지금 딱 30초만 멈추세요.
아닌 척 곧바로 웃지도 말고, 화내는 스스로가 싫다고 자리를 피하지도 말고요.
화는 대부분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내 안의 내가 안간힘을 써서 나를 지키는 중이에요.
이때 도움이 되는 한 가지 꿀팁이 있습니다. 화가 날 때는 주변 사람들의 좋은 조언을 떠올려보세요.
사람들과 좋은 생각을 주고받으면 마음이 따듯해지고, 그러면 그 따뜻한 위로가 우리 생각을 틀을 바로잡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떠세요, 같이 한번 용기 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