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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불편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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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마케터초인 Oct 09. 2023

세상은 나에게 불편한 세계를 선물해 주었다

불편한 사람의 일

어느 날, 세상은 나에게 더없이 불편한 세계를 안겨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불편한 세계를 부숴버렸다.

이 글은 불편한 사람, 불편한 것들에 대해 이제껏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는 시간을 만들 것이다. 모두 읽고 나면 기존에 알고 있던 생각이 바뀌어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나만의 묵직한 무기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한 세계에서 불편한 존재가 될 것인가? VS 불편한 세계를 이용해서 더 큰 세계로 나아갈 것인가?

살면서 겪었던 불편한 이야기를 하나 담아본다.

아무도 겪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의 좌절의 순간으로 잠시 들어가 본다.

하루아침에 보통 이하의 존재가 되었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도 있고, 또 누구는 겪지 않을 그러한 순간이 있다. 바로 일의 단계가 올라가는 과정, 승진. 그전까지는 나는 언제나 '보통 이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대학교, 취업, 군대, 공모전. 살면서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과정을 모두 보통 이상은 해왔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첫 승진의 탈락자 이름에는 내가 쓰여 있었다. 그렇게 승진의 탈락자가 되었다. 보통의 다수는 승진을 했고, 나는 하지 못했다. 나는 그 순간 보통 이하의 존재가 되었다.

그 이후 회사에서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것이 다르게 느껴졌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것을 느꼈다. 실제로 그랬을 수도 있고, 나의 불편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처음 느끼는 감정, 처음 겪어보는 분위기였다. 그러한 순간들이 낯설고 불편했다.

이상한 기분이 계속 잦아들었다. 술을 찾았다. 술을 마시고, 몸과 머리를 무겁게 만들었다. 계속 불편한 생각이 맴돌았기에. 보통 이하가 되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런데 어디 가서 누군가와 술을 마셔도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었다. 처음 마주하는 감정이었고, 여전히 보통 이하의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그렇게 하루, 이틀,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감정들이 계속 따라다녔다.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이 우울감이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이 시련이라는 것을. 모두가 처음 만나는 것들이었다. 이 우울과 시련은 내가 만들지 않았다. 세상이 나에게 만들어준 것이다. 그럼 나는 우울과 시련을 겪어야 할 마땅한 존재인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새로운 조직, 새로운 일로 오게 되어 누군가 맞아야 할 화살을 내가 맞은 것인가? 실력의 실패인 걸까? 인간관계의 실격인 걸까?

위로를 해주는 누군가도 존재했다. 시간이 지나면 큰일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처음 넘어져본 아이가 아픔을 느끼고, 처음 성장통을 겪는 누군가가 괴로우듯 처음 맞이하는 실패의 순간은 더없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표정이 어두워지고, 일의 의욕이 사라지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구나. 이 불편한 상황, 불편한 생각, 불편한 감정을 계속 가져가면서 독을 뿜으며 지낼 것인가? 아니면 독을 빼내고, 다시는 이런 상황을 겪지 않게 나를 더 강하게 키울 것인가? 나의 선택은 독을 빼내는 것이었다.

독을 빼고 나를 해체하다

독을 빼기 위해 독의 부위를 꽉 감싸며 피를 멈추듯, 먼저 불편한 생각을 멈추었다. 그리고 나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하나씩 분리해서 꺼내 나를 들여다보았다. 이전까지 모든 것들이 보통 이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나에게 보통의 이하를 안겨주었다. 나를 해체하여 들여다보니 모두가 부족해 보였다. 어느 것 하나 단단한 것이 없구나. 그리고 다시 만들기로 마음먹는다. 나라는 세계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먼저 나의 세계와 일의 세계를 분리했다. 이전까지는 내가 회사고, 회사가 나고, 나의 일이 나고, 일이 나라고 생각했다. 첫 회사를 수년간 다니면 누구가 가질 수 있는 마음이다. 그런데 그저 열심히만 달렸을 뿐, 진짜 세계에서 나라는 사람은 한없이 미약한 존재였다. 그래서 먼저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는 동기화를 끊어냈다. 놀랍게도 불편한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진짜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질을 강화하기로 한다.

대학원을 준비하고, 영어학원을 등록하기로 한다. 직장생활 4년 차에 늦깎이 학생이 되어 아침을 저녁을 공부하기로 마음먹는다.

다음으로는 본진을 확장하기로 한다.

지금 세계에서 외국계 회사로 옮기는 것을 목표를 가진다. 바로 가지는 못하더라도 힘을 조금씩 키우고 준비하기로 한다.

누구는 말했다. 대학원 다 돈 낭비라고. 가봐야 비싼 이름값만 얻는 거라고. 누구는 말했다. 영어학원에 등록했는데 잘 가지 않게 되더라. 누구는 말했다. 외국생활 한 번도 안 해보고, 외국학교 나온 거 아니면 외국계 회사 가는 거 쉽지 않다고. 친절한 말속에 모두 불편한 장막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불편했다 그런 말들이. 나를 돕겠다고 했던 이야기들이 나를 가로막는 것과 같았다. 이전 같았으면 그 이야기에서 많은 고민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승진 탈락이라는 불편한 일을 겪고 나서, 나를 해체하고 들여다보고 나서는 좀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되려 불편한 말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말을 해주는 이들은 그걸 해보지 않았다. 본인이 가보지 않은 세계가 불편하기 때문에 나도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불편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나는 그들이 말하는 불편한 세계로 뛰어든다.

불편함이라는 선물에 대하여

그렇게 뒤늦은 목표를 향해, 대학원을 준비해서 가게 되었고 아침 학원과 저녁 학교에서 뒤늦은 공부를 이어간다. 공부는 불편한 일들을 희석시키고, 불편한 생각을 희미하게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방법이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 해 1년 늦은 승진을 맞이할 수 있었고, 또 다음 해 글로벌에서 가장 큰 외국계 회사에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쌓은 생각들과 현실에서 만든 이야기를 더해 강의를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 시간들이 나의 무기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 보니 승진 탈락이라는 불편했던 일은 나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을 주었다. 불편함을 맞이하고 나를 해체하고 마주하고 다시 단단하게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던 순간, 그때 무언가를 목표하고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던 결심, 그리고 그것을 수년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을 만들어주었다. 아마도 보통처럼 승진을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면 이러한 변화를 그리고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의 버팀과 성장통 이후에 가게 된 세계는 나에게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주었다.

그 불편했던 순간, 불편했던 과정을 겪지 않았다면 나를 바꿀 수 있었을까?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꿀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나를 탈락시켜 준 누군가 덕분에 나는 더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었다. 불편함을 선물해 준 세상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고맙다 이제는. 나를 탈락시켜 준 세상에 대하여.

때로는 '일의 실패'라는 불편한 이야기가 나를 변화시켜 주고 성장시켜주기도 한다. 아무도 겪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의 좌절의 순간을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음에 독을 품고 쏟아내며 나아갈지, 독을 빼내고 다시 단단하게 하여 나아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지난 경험을 통해, 두 번째의 방법을 추천한다. 독을 품고 쏟아내다 보면 그 독이 주위의 누군가를 해칠 수도 있고, 맹독이 되어 다시 나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더 큰 불편한 세계를 맞이하고 영원히 반복될 수도 있다. 다르게 독을 빼고 나아가면 나를 마주하는 순간, 새로 맞이하는 순간들의 불편함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갈 수 있는 힘을 만들 수 있다.

그대는 지금 불편한 이야기 속에 들어가 있는가.

그렇다면

불편한 세계에서 불편한 존재가 될 것인가?

불편한 세계를 이용해서 더 큰 세계로 나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