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왕국 JTBC의 두 가지 무기에 대한 '썰'
최근에 본 재밌는 한 분석이 있었다.
20대가 생각하는 각 방송사 이미지라는.
보는 순간 왠지 모를 공감이 되었고
모 익명 앱의 방송사 게시판에서도 소속 임직원들이 끌끌 대며 어느 정도 동조를 하였다.
MBC는 아무래도 '무한도전'을 필두로 젊고 신선한 예능들이 어느 정도 기조를 한 것 같고
KBS는 개콘에서 '꼰대'를 소재로 풍자하는 코너 속 국장님 같은 모습 그 자체였다.
SBS는 스포츠 중계를 하는 이지애 아나운서의 모습이 겹쳐졌고,
EBS는 왠지 늘 좋은 말씀만 해주시는 담임 선생님 같은 느낌,
내지는 필요할 때 좋은 도움을 주는 여 교직원 느낌.
마지막으로 JTBC가 가장 젊었다.
투블럭포머드에 아이폰을 쓰는 '유일한' 20대.
이는 '히든싱어'를 필두로, '마녀사냥', '비정상회담' 그리고 최근의
'냉장고를 부탁해', '최고의 사랑'까지 2040이 열광했던 프로그램들이 큰 요인인 듯하다.
반응 중에 JTBC의 모습이 tvN에 더 가깝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이미지 단일화(?)를 일으킨 어느 정도 요인이 있는 것 같다.
또 뉴스룸을 좋아하는 젊은 층에게는 좀 더 댄디한 느낌의 30대로 인식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비지상파의 면모를 살펴보면
최근에는 드라마의 'tvN'과 예능&뉴스의 'JTBC',
건강의 'MBN' 그리고 정치&북한의 'TV조선'으로
비 지상파 채널들의 키워드가 정립된 듯하다
(채널A는 교양을 지향하다가 어느새 커다란 혼선이 온 것 같다)
* 참고 - 2016년 케이블방송대상
채널 부문 대상 tvN / 예능 부문 대상 JTBC / 드라마 부문 대상 CJ E&M (이상 채널)
드라마대상 tvN '응답하라 1988' / 예능대상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이상 콘텐츠)
특히나 나영석표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tvN을 넘어,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스테디 예능의 지상파를 넘어
'예능'을 선점한 JTBC의 저력은 무엇에 있을까?
그 DNA에는 어떠한 속성이 들어 있는 걸까?
JTBC는 뉴스도 예능스럽다.
그저 웃기고, 가볍다는 게 아니다.
뉴스도 단순히 소식을 전해주는 미디어가 아닌,
하나의 즐길거리라는 이야기를 하듯이
사장이 직접 진행하는 채널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에
배우가 등장하고, 영화감독과 스포츠 선수부터 만화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과의 대화는 진지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누구를 담아도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
매번 화제를 일으키고 또 하나의 이미지를 새겨준다.
그럼 리얼 '예능'은 어떠할까.
옆에서 보고 있으면 무수한 시도들을 한다.
신규 프로그램이 나온다 치면, 그걸 기다리는 새 또 다른 새로운 거리가
나타나고 그 반응을 보고 있는 새 어느새 커져 있거나 심지어는 소리 없이 사라져 있기도 하다.
결국 공영방송이 아니고, 상업방송이기 때문에 '시청률'이라는 괴물에게
잡아 먹히거나 터에서 살아남거나 하는 것이다.
여기서 JTBC의 DNA에 대한 두 가지의 특징을 이야기해본다.
먼저 이들은 결코 완전 없던 것을 건들지 않는다.
변형을 기가 막히게 잘해낸다.
'미녀들의 수다'라는 여성 외국인의 한국 이야기라는 예능을 요즘 스타일로 요리해
'비정상회담'을 만들고 예능의 '외국인' 붐을 일으키고
'SNL'과 여러 프로그램에서 가지고 있었던 '동엽신'의 섹드립과 능글능글한 토크를
어린 타깃에 절묘하게 붙여 '마녀사냥'을 만들었다.
이것 뿐일까.
먹방, 쿡방의 부흥 속에 '냉장고'라는 소재와 '대결'이라는 포맷으로
'냉장고를 부탁해'는 쿡방의 정상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은 쿡먹방의 부흥이 포화가 되어 예전과 위상이 다르긴 하다)
'최고의 사랑 - 님과 함께'도 처음에는 '우결' 재혼 버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우결이 반짝반짝한 청춘드라마 내지는 음악중심이라면,
님과 함께는 뭔가 주위에 있을 것 같은 리얼드라마 내지는 동네 콘서트라고 할까나.
이들을 보면 먼저 없는 카테고리를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막 확장하고 있는 또는 태동하려는 카테고리를 기가 막히게 공략한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면 소위 망한다.
세계 최초 여야 커플 버라이어티 '적과의 동침'부터
4D 가상 연애 퀴즈쇼 '상상연애대전'까지 수없이 많다.
물론 새로운 시도는 콘텐츠 업계에서 의미가 있고,
새로운 바람을 준다는 것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냥 그곳의 DNA가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유일한 하나,
정치와 미디어비평, 경제를 예능화 시킨 '썰전'은
하나의 카테고리 마크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들은 '자기 복제'를 아주 잘 한다.
자사 프로그램의 같은 성공 요인과 공식을 적용하여 세계관 또는 구도를 이어 나간다.
이를 진화형 자기 복제라고 일컫고 싶다.
'비정상회담'으로 예능계 외국인 코드를 다시 일으키고
이들이 가진 출연진이라는 자산에 여행을 결합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들었고,
외국인의 '토크'에서 '집'으로 수평 확장을 했다.
'히든싱어'에서는 기존 프로그램에서 봐왔던 수많은 '경쟁'과 '배틀'이라는 것을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말랑말랑한 캐러멜로 담아낼 수 있었고
엄숙함과 똑같은 패턴, 리액션에 지쳐 있던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이 말랑말랑한 예능형 '배틀'코드를 가지고 계속 성공작들을 만들어 냈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보는 대결은 누가 이기고, 누가 지고를 넘어서
그 과정에서의 토크와 캐릭터를 즐길 수 있었고
소리를 어디까지 지를 수 있나로 변질됐던 리메이크형 음악 프로그램을
순수한 예능으로 변형해 '슈가맨'을 만들었다.
이러한 요인들을 정리하면
레고 블록처럼 만들어내고, 부수는 과정에서 학습을 하고
새로 뜨고 있는 재료를 잘 다룰 줄 알고
또 잘 만들어낸 자기네 성의 매력을 살려 새로운 성으로 쌓아내는 것
그것이 JTBC가 잘 하는 것들, 그리고 잘 된 것들의 성공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이 20대가 JTBC를 좋아하는 이유이고 기대하는 부분이다.
tvN도, 공중파도, 다른 종편 그리고 작은 많은 케이블 채널들도
각기 다른 DNA를 가지고 빠르게 바뀌고 있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대에 대응을 하고 있는데 올해를 지나 또 어떤 모습이 되어 있고
흥망성쇠가 어찌 이뤄질지 무척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