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하는 호랑이

동굴에서 방송을 시작해 망하고 키우며 깨달은 것들

by 마케터초인

코로나 시대, 동굴 속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생존기


옛날 옛적 호랑이는 마늘을 먹다가 동굴을 나갔지만

이 시대의 호랑이는 마늘을 먹으며 꿋꿋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여기 동굴 속에 살아가는 한 호랑이가 있다.

599일의 재택시간 동안 호랑이는 마늘을 먹고 살아오고 있다.


동굴(집)에서 어떤 마늘(라이프)을 먹으며 어떻게 살아갈까?

세상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동굴에서
뭐 하고 살아가지?


집에서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집에서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쉬고

또다시 집에서 잠이 들고.

그렇게 재택근무와

밖에 나가지 않는 일상의 반복이

하루하루 이어진다.


하루 일하는 시간 8시간을 제하면

온전히 나에게 남는 시간

영상을 보고, 책을 보고

그렇게 시간을 채우며 살아간다.


이전 시대와는 다르게

거리두기와 집에 갇히게 된 동굴의 시대

출퇴근 이동 시간도 사라졌고

일상에서 별다른 약속도 없고

특히나 모임은 없어진 지 오래고

회식도 당연히 없다.


그만큼 혼자만의 시간,

집에서의 시간이 늘어나고

생각을 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이 생겨난다.

평소 사람들과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닌지라

동굴에 머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유일하게 잦은 소통을 하는 집단은

함께 일을 하는 팀 그리고

업무 관계자들만이 유일한 집단.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

그리고 호랑이는 고기를 먹어야 하는 동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일 외에 사회와 연결된 무언가가 필요했고

일 외에 무언가 고기를 먹어야 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트위치 등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도 있고

브런치, 네이버블로그, 네이버소설 등에

글을 쓰며 영향력을 키워가는 자들도 있었다.


유심히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보며

동굴생활 하기를 반년 째, 결심을 한다.

나도 유튜브 한번 해볼까?


'돈 취미' 전하는
신생아 유튜버


집에서 머물게 되면서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

그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뭘 해야 할지 몰라하고 있다.


시간을 재밌게 보낼 수 있는

힙한, 다양한 취미에 대한 이야기

재밌게 전하면 어떨까?


그간 쭉 해왔던 취미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고 여기에 생생한 꿀팁까지 이야기해주면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유익할 것으로 생각했다.


채널명은 '취미왕 힙지노'

컨셉은 99개의 취미를 가진 남자의 꿀취미 이야기.

그렇게 하루아침에 시작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꺼낸 시리즈의 테마는

'돈 버는 취미' 이야기였다.


이 취미, 저 취미 이야기를

일관성 없게 꺼내 들면 보는 이들도 헷갈릴 수 있고

또 초반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인 '돈 취미' 로 정하게 되었다.


하나씩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한다.

내집마련을 위한 '부동산 경매'에 대한 이야기

무수한 '청약 도전'에 대한 이야기

'대출연구' 취미 이야기

'상가'를 마련해 공실을 이겨나가는 이야기


.

.

취미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거 취미 채널이 아니고, 그냥 부동산 채널......!


그렇다. 생각해보니

동굴에 머무는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의 가장 커다란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

그리고 세상 밖에서 자주 교류하는 그룹이 '부동산 스터디' 모임

그러다 보니 정신이 온통 부동산에 쏠려있었던 것이다.

콘텐츠를 만들어도 온통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뿐.


이러면 '힙한 취미' 채널이 아니지.

다시 기획의도로 돌아가 요즘 핫한 취미

취미팁 이야기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다.

'오디오 콘텐츠 취미'에 대한 이야기,

'집 꾸미고 홈파티하는 취미'이야기,

직장인이 '다양한 취미를 가지는 꿀팁' 등을 올렸는데 영 반응이.

기존 부동산 관련 영상 조회수의 반도 채 안 되는 게 아닌가!


이미 이 채널은 힙한 취미의 이름을 건 채로

부동산의 이야기를 전하며,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

구독자가 하나둘 채워져 왔던 것.

(아직은 귀여운 300명대 작은 채널이지만)


그러다보니 이 채널의 구독자들은

이런저런 다양한 취미 이야기가 아닌,

부동산 꿀팁과 이야기를 원했던 것!

그렇다고 취미채널에서 계속 부동산 이야기만

주구장창 할 수는 없는 노릇,

점점 채널 아이덴티티에서 고민이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고민이,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영상을 기획하고, 스크립트를 쓰고,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고, 자막을 넣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드는 것!

가뜩이나 독학으로 하는지라, 손이 느린 것도 한몫.


주 1개의 영상을 올리기 위해

만드는 시간이 2~3일 꼬박 들어가는데

채널 아이덴티티 시간적인 이슈에서 동시에 고민이 오며

일단 채널을 스톱을 하기로 과감히 결정한다.




그리고 취미 유튜브 채널을 정돈하는 동안

아예 부동산을 좋아하는 다른 지인과

대놓고 부동산 이야기를 자유롭게 털어놓는

채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

그럼 채널 아이덴티티가 명확하지 않을까?

그리고 플랫폼은 오디오 채널로!

음성은 크게 편집할 것이 없이 간편히 올릴 수 있으니

시간 효율성도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아이덴티티와 시간 효율성을

충족하는 새로운 채널을 시작한다.


동굴 생활의 두번째 콘텐츠 도전기.


방구석에서
부동산 터는 채널



몸 담았던 부동산 스터디 모임에서 가장 부동산에

해박하면서도 안정적인 캐릭터를 가진

뚜벅형을 캐스팅하여 둘이서 함께

시작한 부동산 오디오 채널!


그렇게 두 번째 도전의 시작,

채널의 이름은 동산 디어의 결합어, '부미부미'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미디어 계열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부동산 덕후라서 부동산 이야기를 메인으로 털다가

한 번씩 미디어 이슈도 담는 채널로 방향을 잡았다.


둘 다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고, 장소도 어디 번듯한 스튜디오가 아닌

그냥 집, 각자 방에서 서로 오디오 연결해서 녹음하는 걸로!

그래서 나온 컨셉이 '쓸데없이 요긴한 방구석 지식 쌓기'

부미부미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한주 한주 이어오던게 어느새 반년째,

뚜벅형과 주마다 1시간씩 꾸준히

부동산 이슈와 미디어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마다 3~4개 이야기로 쪼개

여러 오디오 플랫폼에 올리던 것이

어느덧 100여개 에피소드

그렇게 이어오고 있다.


그럼 반응을 어떨까?

대박 났을까?

반응은 귀여운 정도.


6개월의 시간 동안 네이버오디오 100명, 팟빵 100명,

유튜브 60명을 모았다.

크진 않지만 소수의 팬들을 대상으로

매주 세상의 온갖 부동산 (+미디어) 소식들을 전한다.


매주 한 번씩 하니, 아마도 회차는 25번 즘 될 것 같은데

놀랍게 그 시간동안 뚜벅형을 만나 녹음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것이 반전..! 각자의 동굴에서 이야기를 하며 만들어간

찐 방구석 오디오 콘텐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제작법.


그렇게 동굴 호랑이는 쪼그만 채널을 운영하고

오디오콘텐츠를 만들고, 방송을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오디오 채널계의, 부동산 콘텐츠계의 신인왕을 꿈꾸며.


아직은 작고 귀엽지만,

독서를 테마로 '트레바리'가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오프라인에서 탄탄한 문화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했듯이

이 시기가 지나면 언젠가 부미부미 이름으로

부동산판 트레바리를 만들 날을 꿈꿔본다.


부린이들이 모여 부동산을 연구하고

주제별 모임이 존재하고,

서로 교류하고 자산을 키워 더 강해지는 그런 모임!

부미부미가 꿈꾸는 모습.


아직 조그만 채널이지만

이렇게 취미를 테마로 한 영상채널

부동산+미디어를 테마로 한 오디오채널

두개의 경험을 담은 채 호랑이는 지금도 동굴 속에서 살아간다.


동굴에 갇히지 않고 세상 밖에서 계속 예전처럼

살아갔다면, 과연 이런 시도 조차 할 수 있었을까?

한다 해도 꾸준히 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


방송하는 호랑이는 내일의 쎈 호랑이가 될 날을 그려가며

오늘도 마이크를 켠다.




다른 마늘들은 어떻게 먹고 살아가고 있을까?



생필품이라는 마늘

이라는 마늘

커피라는 마늘

이라는 마늘


호랑이의 동굴 생존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