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풍경 셋

by 연구하는 실천가

새해의 첫날, 집에 찬거리가 없어 아침부터 장을 보러 거리로 나왔다.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아 새해를 맞은 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어느 빵가게 앞에 임대를 알리는 종이 조각이 유리문에 반쯤 붙은 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 가게는 개업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았다. 지난여름 지나가던 나에게 개업 전단지를 건네며 빵 먹으러 오라고 말하던 인상 좋던 아저씨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게를 지나며 몇 번이고 들어가 볼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순간 자책하는 마음이 들었다. 부드러운 미소로 전단지를 나눠 주던 그 아저씨는 새해 첫날을 잘 보내고 있을까?


마트 입구에서 붕어빵을 팔던 작은 리어카가 끈으로 꽁꽁 묶인 채 세워져 있다. 그러고 보니 올 겨울 붕어빵 아주머니들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사는 아파트 정문 앞에서 붕어빵을 팔던 아주머니도 요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지난 겨울 돈이 부족하던 나에게 나중에 줘도 된다고 말하며 웃으시던 그 아주머니는 올 겨울 왜 장사를 하지 않는 걸까? 예년의 군고구마 파는 리어카가 없어진 것처럼 재료비가 올라 이윤이 남지 않는 걸까?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던 주전부리 파는 풍경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 새해 벽두를 더욱 쓸쓸하게 한다.


엄마는 텔레비전을 보시며 연신 물어본다. 올해가 정말 2019년이냐고. 그렇다고 하니, 놀라시며 벌써 그렇게 되었냐고 하신다.

그리고 또 묻는다. 그럼 내 나이가 이제 여든다섯이냐고. 차마 구십이라고는 말씀을 못 드려 그렇다고 하니, 백세까지 산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겠다며 본인 나이에 혀를 내두르신다.


새해 첫날이 이렇게 저문다. 내일 새해 둘째 날 해가 뜰 것이다. 내일의 해도 오늘의 해처럼 특별할 것이다. 매일매일을 특별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특별한 2019이길, 모든 사람들에게 평범한 2019년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