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다'라는 말을 하려고 하면 입 안에서 작은 바람이 인다.
이 사이로 얇게 빠져나가는 '쓰으-ㄹ'하는 바람소리에 외로움이 떨리 듯 바르르 눈을 뜬다. 그렇게 두 번 '쓸. 쓸.'이라고 발음하면 외로움도 켜켜이 두배가 된다. 거기다 '하~' 하고 소리 내면 가슴 깊은데 웅크리고 숨어 있던 작은 꼬마 외로움까지 토하듯 흘러나온다.
왜 쓸쓸할 때는 '쓸.쓸.하.다'로 소리 내는 걸까?
그냥 '살슬하다' 또는 '솔쏠하다' 또는 '한쑬하다' 쯤으로 소리 내면 덜 쓸쓸할 텐데.
나 혼자 가만히 '쓸쓸하다'라고 중얼거리면 외로움이 세배쯤 올라온다. 나는 다시 '솔쏠하다'라고 입을 움직여 본다. 외로움이 가만히 눈을 감는다.
그런데 왜,
봄이 오는데도 내 마음은
쓸.
쓸.
할.
까.
순간 입 안에서 꽃샘추위 같은 작은 바람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