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책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보았다.
"공간이 너저분하다는 것은 그 공간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이다. "
순간, 공감이 되었다.
'그렇지, 나와 내 가족이 생활하는 이 공간에 대해 나는 그동안 너무 애정이 없었어.'
급한 반성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곳곳에 먼지와 찌든 때들이 보였다. 걸레를 들고 평소에 못 본 척 지나갔던 구석진 공간들을 닦았다. 책들이 삐뚤빼뚤 쌓여 있던 죽은 공간을 치우고, 구석으로 밀려나 있던 화병을 그 자리에 두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만하고 게으름을 피우라고 몸이 아우성 대었다. 어차피 또 어질러질 것인데, 대충 두라고.
그래, 돌아보면 난 정리정돈에 소질이 있는 편이 아니었다. 항상 책상 속은 정리를 해도 왠지 정리 되지 않았고,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은 항상 영수증과 공과금 통지서, 소품들의 차지였다. 어릴 때부터 비롯된 습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나는 타고나는 면이 크다고 믿는다. 나의 상태를 봤을 때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그래도 점차 나이를 먹으면서 누가 갑자기 들이닥쳤을 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은 하고 살아야겠다고 느끼고, 그럭저럭 청결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 또한 나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깔끔한 유전자를 타고 나신 분들이 보면 전혀 청결하지 않을 거라 본다.
일단 나의 유전자는 정리정돈과 공간의 미학에 대해 관심과 소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분명 말할 수 있는 것은 나의 공간에 대한 애정은 평균 이상이다. 그럼 위의 명제를 바꿔 볼까?
"공간이 적당히 너저분하다는 것은 그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생산적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주관적인 의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