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권의 가벼운 에세이를 읽고 있다. 나의 글이 그런 것처럼 소소한 사건과 일상적인 교훈이 밋밋하면서도 편안하고 소소하다. 그래서 계속 읽을까 말까를 고민 중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가벼움 속에 가슴을 울리는 뜨거운 문장들이 슬쩍슬쩍 드러나 계속 읽는 중이다.
콘텐츠의 부재를 탓하는 내 한계와 비교되는 문학적 힘이 이 책에는 있다. 가벼운 에세이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인 문장의 힘이 느껴진다. 그러다 한참 부족한 나를 견디고 있는 200여 명의 구독자분들이 떠오른다. 나의 밋밋한 글들을 읽으시느라 너무 고생많으시고 감사하다. 물론 실제로 나의 글들을 읽는 구독자분들은 이 중 또 소수이겠으나 그래도 취소하지 않고 견뎌 주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지금도 이런 내용 없는 허접한 글을 읽느라 시간이 아깝다 싶어 구독취소 버튼으로 슬금슬금 손이 가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는데 잠시만 스탑! 해 주십시오.
이왕 기다리신 거 몇 달만 더 기다려 주시면 안 될까요? 저도 이 에세이의 저자처럼 처음에는 밋밋하니 심심한 내용뿐이지만, 중간중간 가슴을 조금은 울릴 만한 문장의 힘을 슬쩍 흘리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 물론 제가 글을 올리면 구독자 증가보다는 한 두 명 감소로 이어졌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 이런 말씀드리는 거라는 걸 굳이 숨기지는 않겠습니다만. 일단 글 읽고 바로 맘에 안 든다고 구독취소하시기보다 일단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잠시 참아주셔요. 어쨌든 소소하다 못해 수수하고, 수수하다 못해 시시한 글에도 여기까지 함께 와 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다음에는 덜 시시한 글로 꼭 찾아봅겠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항상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