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의 시작>

- 중구 에세이 이벤트 출품작 -

by 이진표

우리 가족에게 새 생명이 찾아왔다. 지난 3월, 결혼한 지 딱 1년 되던 첫 결혼기념일에 운명처럼 임신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너무 작고 소중한 아이와 함께 뱃속에서 보낸 10개월의 시간 동안, 아내와 나는 복댕이에게 최대한 우리의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었다. 항상 사랑과 포근함을 담아 이름을 불러주었고, 듣기 좋은 음성으로 동요와 자장가도 많이 들려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같이 사랑을 담아 정성스럽게 복댕이를 돌보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무럭무럭 자라나던 무렵, 직장을 옮기면서 중구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새로 맞이한 중구는 정말 내가 예전에 가끔 지나가면서 느꼈던 곳과는 매우 달랐다. 이전엔 그저 명동을 포함한 관광지와 회사들이 밀집한 업무지구라는 생각 이외에는 달리 없었지만, 실제로 접한 중구는 멋진 정취와 함께 예스러움과 현대적인 모습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고전적인 느낌의 상점과 힙하면서도 세련된 상점이 함께 존재하고, 현대적 건물과 한옥이 함께 공존하는 현대와 과거를 잇는 서울의 중심지였다. 새로 이사를 오게 된 아파트 바닥에는 과거 한양도성의 옛길이 있던 곳임을 알리는 바닥표지도 함께 있었다. 심지어 우리 아파트 옆으로 충무로가 지나가고 있었고, 바로 앞으로 청계천이 함께 흐르고 있었다. 과거의 전통을 이으면서 새롭게 태어난 중구에서, 앞으로 새로 태어날 복댕이와 함께 할 미래가 너무나 행복할 것만 같았다.


시간이 흘러 11월 우리는 실제로 복댕이를 맞이하게 되었다. 너무나 이쁘고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와 줘서 아내와 나는 매일매일이 너무 행복하고 가슴이 벅찼다. 뱃속에서 내 목소리를 열심히 들려줬었던 터라 태어난 이후에도 내 목소리에 자던 눈을 뜨며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정말 이 아이에게 아내와 함께 모든 사랑과 행복을 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입정동은 충무공 탄생지인 건천동(현 인현동)과 불과 수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매우 가까운 곳이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뜻깊은 곳에서 태어난 우리 복댕이가 물론 충무공과 같이 훌륭한 인물로 자랄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항상 건강하고 바르고 정직한 사람으로 자라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충무공과 같은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인물은 아닐지어도 충무공의 삶의 태도를 본받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주어진 일에 묵묵히 정진하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만 알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 내게 남은 숙제이며,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항상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 아이와 함께 할 날들을 소중히 하며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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