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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품여자 Apr 20. 2021

프롤로그

116일 13개국 유럽 여행 이야기

서른아홉. 2살, 4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둘째를 낳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 정신없던 육아에도 아주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그 여유를 뚫고 들어오는 여러 갈래의 생각들. 그 속에서 내 인생 가장 소중하고 갚진 116일간의 유럽 여행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며 유럽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역사의 현장에 가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으나 돈이 부족했다. 열심히 돈 벌어서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직장 생활을 하니 돈은 모였으나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았다. 역사와 관련된 일을 계속하니 유럽 곳곳을 둘러보고 싶은 열망은 더욱더 커져만 갔다. 머릿속에 그려보고 계획을 세워보고 검색만 하며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어느덧 내 나이 서른셋. 학창 시절부터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내게 휴식이 간절히 필요했다. 그냥 쉬고 싶었다. 번아웃이 온 것만 같았다. 그 사이 유럽을 가보고 싶다는 열망도 점점 더 커졌다. 통장에는 결혼 자금으로 모아둔 얼마간의 돈이 있었다. 그때 난 용기를 내어 결심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혼자 유럽 여행을 가보자고.

 

 일단 비행기 티켓을 먼저 예약했다. 터키부터 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지친 나를 위해 몰타섬에서의 한 달 휴식기도 넣었다. 그리고 여행책을 몇 권사서 읽고, 인터넷을 검색해가며 대략의 정보들을 스캔했다. 다음 가고 싶은 나라들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곳에서 꼭 보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며 비용도 대략 분배했다. 여행 준비에만 약 두 달쯤 걸렸던 것 같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가기 전날 밤. 설렘과 두려움에 잠 못 이루며 밤새 뒤척였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오랜 꿈이었던 유럽 여행을 실행에 옮기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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