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이어가는 힘, 우리 안의 희망

by 햇살나무

"오늘부터 행복해질 거야."

교구장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돈다. 화성구 가정교회의 효정담회는 한 편의 인생 드라마였다. 각자의 사연과 삶의 무게를 나누며 웃고 울고, 때로는 한숨 쉬며 그렇게 함께한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에 품은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길 위의 신앙, 그 흔들리는 자리

"우리 남편이 7일 수련을 받으러 갔다가 통곡을 하더라고요."

어느 가정교회장의 이야기는 한 편의 역사였다. 군 장교였던 남편이 부모님을 만나고 신앙의 길로 들어서면서 시작된 고난과 핍박. 시댁에서는 며느리를 잘못 봐서 집안이 망했다고 했고, 친정에서도 버티기 어려운 시간이 이어졌다.

"애들 키우면서 별별 일을 다 했어요. 가정부, 청소, 하루에도 두 타임씩 뛰면서 정말 고생을 했어요."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키우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세상 속에서 흔들리고, 신앙을 떠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가슴이 미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우리 애들만이라도 이번에 참여시켜보려고 정성을 들이고 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많은 부모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우리의 신앙이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결국 그들이 이 길 위에서 행복하기를 기도하는 마음. 그것이 부모의 심정 아닐까.

삶이 우리를 떠밀 때

한 식구는 사업을 위해 시골로 내려갔지만,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그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텃세를 겪고, 기대했던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두부 쪽으로 사업을 전환했어요. 그래도 지역에서 조금씩 알려지면서 나아지고 있어요."

그는 힘든 가운데서도 신앙을 놓지 않았다. 매주 교회에 오겠다는 다짐은 지키기 어려웠지만, 아내와 함께 교회에 나오려 애쓰고 있었다.

"와이프가 애들 키우느라 힘든데, 주말에도 과외를 하며 버티고 있어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신앙을 이어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많은 부모들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먹고사는 문제와 아이들의 미래 사이에서 갈등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가족, 함께 걸어야 하는 길

다섯 명의 자녀를 둔 한 어머니의 이야기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둘째는 성화했고, 셋째는 신앙을 떠났다. 큰아들과 넷째는 일본에서 살고 있고, 다섯째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에 일본에 가서 가족들이 함께 모이려고 해요. 그래도 가족이 먼저니까."

그녀의 말에서 가족을 지키려는 애틋한 마음이 전해졌다. 자녀들이 신앙을 떠난 것이 한스럽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 하나 되는 것이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부모들이 많았다. 교회에서 자랐지만 신앙을 떠난 자녀들, 믿음을 잃은 가족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것."

결국, 행복해야 한다는 것

교구장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다.

"우리 자식들이 교회를 떠나도, 사업이 힘들어도, 부부 관계가 어렵더라도… 우리 먼저 행복해져야 합니다."

그의 말처럼, 불행한 부모의 신앙은 자녀들에게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축복가정이라는 이름 아래 고통받는 부모의 모습을 본다면, 아이들은 과연 이 길을 걷고 싶어 할까?

우리는 신앙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신앙 속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신앙이 우리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제 행복해질거야."

그 다짐이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우리의 실천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은 여전히 어렵고, 신앙은 여전히 고민스럽다. 하지만 오늘, 함께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고, 위로하며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그리고 우리는 안다. 우리의 아이들도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그러니, 오늘도 희망을 품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하늘이 맺어준 인연, 그 약속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