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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최초로 협찬을 받다 보니 이거 참

책을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책날개에 적어둔 메일 주소로 이메일이 왔습니다.

어느 출판사 편집자께서 제 브런치를 보고 이번에 자사에서 나오는 책을 보내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브런치의 내용과 유사하여 꼭 보내주고 싶다는 말씀도 곁들여서요.

이런 메일을 받아 본 적도 처음이고, 공짜로 책이 생긴다고 하니 뭔가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된 느낌이 들어서 흐뭇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회신을 보냈습니다. 사실 저도 압니다. 이 또한 마케팅임을.. 그래도 어떻게 저한테 연락 주셨나 싶어 감사해서 회신을 드렸습니다.


얼마 뒤 책이 도착했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저자분 약력을 보니 이미 저보다 훨씬 훌륭한 삶을 살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대기업을 다니다가 UX 디자이너로서 홍콩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계신 분이라고 했습니다. 아니 흙수저로 겨우겨우 밥 벌어먹고살고 있는 제가 무슨 깡으로 이런 분이 쓴 책을 평가할까요. 그래서, 서평보다는 장점/단점으로 나눠 말해볼까 합니다.


더 이상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책을 읽으며 또 무리할 생각을 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



[책의 주요 내용]


책은 OKR을 통해 개인이 어떻게 삶을 바꿔 나갔는지를 담담히 말해 줍니다.  OKR은 Objectives and Key Results의 약자입니다. '목표와 성과 지표'라고 해석하네요.

조직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전 직원이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실제로 어디까지 달성되었는지 성과를 수치화하기 위한 방법론입니다. 달성이 어려운 레벨의 목표를 설정하여 목표에 이르기 위한 조직 내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하고 개개인의 동기를 향상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사실 구글이 OKR을 잘 활용한다고 알려지면서 유명해진 방법론인데, 필자는 이를 개인에게 사용해서 효과를 보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예를 드는 게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 O : 식단관리와 운동을 습관화하여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기 (기간 3개월)

  - KR1 : 가능한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하여 건강한 식단으로 식사

  - KR2 :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운동

  - KR3 : 혈액 검사에서 정상 혈당 수치받기


이렇게 세팅하고 정기적으로 완료율을 확인하면서 실행하는 방법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건강관리, 이직, 영어공부, 앱 개발 등등 다양한 활동에서 OKR을 사용하여 성과를 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책의 장점]

1. 많이 들었지만 그러려니 했던 OKR의 개념을 잘 잡아줍니다. 

2. 저자 자신이 해외(일본)에서 번아웃을 겪으며 보낸 시간을 이야기해주기에 실생활에 와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3.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던 저자에게서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 큽니다.


[책의 단점]

1. OKR의 개념을 어느 정도 알고 회사에 적용을 고민했던 시니어에게는 불필요한 내용이 많습니다. 되도록 주니어 레벨에서 읽어보는 게 좋겠습니다.

2. OKR을 개인 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큰 걸림돌이 있습니다. 가능한 목표를 정량화해야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이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습니다.

3. 책을 읽다 보면 방법론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빠른 실행을 통해 방법론을 하나씩 체험하게 하는 구조면 좋겠는데 그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OKR이라는 멋있는 이름이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우리의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시작하고 지속하는 게 어려운 거죠. 저만 해도 머릿속으로는 세계 정복도 200번 정도 했고, 스티브 잡스를 불러다 놓고 아이폰을 왜 그렇게 만들었냐고 훈계도 여러 번 했습니다 (...)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 나가면 좋을지 먼저 혼자서 많이 고민해보길 권합니다. 엑셀도 만들어보고 각종 목표관리 앱도 써 보면서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그런 경험을 가지고 나서 이러한 종류의 책을 읽어본다면 도움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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