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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맞는 말인데 아쉬운, '리더의 일'

너무 교과서적이어서 아쉬운 책입니다.

제가 나름 출간작가이다 보니 (이렇게 쓰는 게 처음엔 부끄러웠는데 자주 쓰다 보니 뻔뻔해집니다) 브런치를 통해 가끔 책 리뷰 요청이 출판사로부터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안 하려고 했습니다. 별거 없는 제 글을 읽으러 브런치 촌구석(?)까지 찾아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데 앞광고나 뒷광고를 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협찬이나 부수익이 필요했다면 네이버 블로그를 열심히 했을 겁니다. 광고 빼고 담백하게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출간을 하고 보니, 책 홍보가 만만치 않은 것임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른 상품은 거절해도 책 홍보 요청은 비교적 순순히 하는 편입니다. 하겠다고 하자 책이 집으로 배달되어 왔습니다. 


제목부터 엄근진 하고 무게가 느껴집니다. 덜덜


제목은 '리더의 일'. 예전에 기업대표를 지내신 분이 쓰신 리더십에 대한 책입니다. 기업대표는커녕 파리목숨 월급쟁이로서 하루하루 사는 판국에 이런 훌륭한 분의 책에 내가 뭐라고 해야 되나.. 고민됩니다.


그게 아니어도, 원래 출판사에서 책을 받으면 서평을 쓸 때 좋은 말만 써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좀 듭니다. 그래서 책을 펴기 전까지 특이한 걱정이 됩니다. '아 책이 별로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입니다. 책 내용이 좋으면야 순수하게 용비어천가를 쓰면 됩니다만, 책이 별로인데 억지로 좋게 쓰자니 양심도 찔리고 글솜씨도 부족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았습니다. 서평을 쓰기 쉬웠습니다.

"40대 이상의 리더라면 읽어보실 만합니다."가 제 결론입니다. 

나이가 어리거나 리더가 아니라면 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책이 재미가 없습니다(...) 글 솜씨의 문제가 아닙니다. 책 내용이 너무 정직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세요, EBS만 보고 서울대 가세요.' 이런 느낌이랄까요.


전통적인 회사에서 회사가 원하는 중간관리자 이상의 리더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다는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Dry 하게 전달합니다. 그래서 좋은 내용인데 재미가 없습니다. 

몇 가지 좋았던 부분을 뽑아보자면...


명령과 통제의 시대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위임의 시대이다. 현장감 있고 빠른 일처리를 위해 리더는 구성원의 일을 훔치지 않아야 한다.

-> 구성원의 일을 훔친다 라는 표현이 참신했습니다. 그런 사람들 꽤 있죠.


리더는 유능감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시대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바뀐다는 것을 기억하라.

->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가 나온다면 거의 이 케이스입니다. 안 해본 게 없고 모든 것을 알고 계신 상무님과 일하는 아랫사람들은 기분이 어떨까요.


결재를 통해 구성원의 일을 훔치지 않는다. 반복적인 통제와 보고는 구성원이 책임껏 일하지 못하게 만든다.

-> 자매품으로 마이크로 매니징이 있습니다. 


인사부서는 회사 전체와 각 부서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부서로 부서장과 구성원은 회사에서 가장 솔직한 사람들이어야 한다. 

-> 보통은 반대로 되죠.


리더의 일이란 자신의 조직을 인재로 채우는 것이다. 조직을 인재로 채우기 위해서는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인정과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이게 잘 되는 회사는 발전하는 게 맞습니다. 일단 저는 많이 못봤..


항상 마지막 출근을 생각하라. 나는 무엇을 이루었으며,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어떤 리더로 기억될 것인가. 마지막을 떠올리면 지금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 좋은 말입니다. 리더가 아니어도 새겨 들어야 할 말입니다.


연휴가 꽤 깁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왜 인진 모르겠습니다만.. 다독하는 연휴가 되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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