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V50이 지금 가성비 최고인 이유

LG 이제 해볼만 합니다. 진짜로요.

저는 지난 5월 V50을 구매해서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구매했지만 매정한 LG는 듀얼스크린을 받고 싶으면 8월까지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물론 미안하다고 만 원짜리 GS25 모바일 쿠폰을 주셔서 분노는 바로 사라졌습니다만 두근거리는 덕심은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V50을 받고 며칠 지나지 않아 저는 '중고로운 평화나라'를 뒤적거리고, 그 귀한 듀얼스크린을 무려 미개봉으로 파시는 분을 보게 됩니다. 바로 직거래 예약을 하고 보니 직거래 장소는 무려 부평... (회사는 서초동) 덕심 앞에 뭐가 문제겠습니까. 퇴근 지옥철에 몸을 싫고 듀얼 스크린님을 뵙기 위해 떠났죠.


판매자분께 왜 본인이 안 쓰시고 판매하시냐고 물었습니다. 옆의 동료가 사용하는 것을 보니 본인은 쓸 생각이 안 들더라고 하셨습니다. 얇게 쓰는 폰이 좋다는 설명과 함께요. 거금 12만 원을 주고 저는 그분께 받아서 그 자리에서 장착했습니다. 아 영롱합니다. 매우 만족하며 먼길을 되돌아왔죠.


그 이후 저는 v50을 가지고 4개월간 열심히 사용했습니다. 듀얼스크린은 이후 애증의 물건이 되었습니다. 제 브런치에 무언가를 소개할 때는 가성비가 일정 수준 이상 나오는 것만 소개합니다. 현시점에 v50의 가성비는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



1. 기본 성능은 무엇하나 나무랄 게 없다.


안드로이드 폰 초기에는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잡는 거, 배터리 최적화, 부족한 기본 성능으로 인한 루팅의 필요성 등등으로 솔직히 못 쓸 물건이었습니다. 제가 이래 봬도 구글 안드로이드 G1 (무려 1호 안드폰)부터 사용해 본 경험자입니다. 명기라고 자자했던 갤럭시S2,S3, 노트 등으로 이어지면서 열심히 써 보았지만 그때의 제 느낌은 '이대로는 절대로 안드로이드는 아이폰을 이기지 못한다'였습니다.


일반인을 폰 덕후로 만드는 구글의 의욕고취능력은 인정합니다만 그래도 정도가 있지요. 폰 좀 제대로 쓰려면 카페 뒤져가면서 루팅이니 뭐니 공부해야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습니다. 제가 이런 마당에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지 눈에 선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당분간 안드폰은 쓰지 않고 아이폰 시리즈만 사용했었습니다.


안드 7.0 이후로 쓸만해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고, 사과농장의 갖은 구박 (제글중 아이폰 수리 실패기를 참고하세요) 에 화가 나던 무렵이라 안드로이드로 넘어갈 것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은 '갤럭시 만세' 나라입니다만, 삼성에 대한 워낙 나쁜 이미지(불법증여 외)가 저를 LG로 이끌었죠. 사실 그때도 크게 기대는 안 했습니다. 기본 기능만 잘 되면 그냥 쓰련다 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V40은 잘 만든 폰이었습니다. 카메라나 방수 같은 스펙도 좋았지만 최적화가 깜짝 놀랄 정도로 좋았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를 안 하고 있었던 터라 다음작에 대한 기대가 되더군요. V40을 쓰는 사람은 V50으로 굳이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만, 불끈 솟아오르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저는 V50으로 넘어오고 맙니다.


V50은 V40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룬 폰은 아닙니다. 그런데 사용에 전혀 무리가 없이 쾌적합니다. 지난 4개월 동안 폰이 뻗었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최적화 수준이 놀랄만하고, 배터리도 나무랄 데 없고,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관리도 괜찮습니다. 설치되어 있는 앱이나 기본 UI도 훌륭합니다. 사실 OS가 다 구글인데 삼성/LG/중국폰들 싸워봐야 결국은 가격싸움으로 귀결될 것 같습니다 (경쟁은 좋은 겁니다 ㅎㅎ)


결론: V50은 일단 잘 만든 폰이다.



2. 듀얼 스크린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활용에 대하여


제가 부평까지 달려가서 어렵사리 구한 애증의 듀얼 스크린. 언론에 하도 자주 소개되어 다들 잘 아시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이 녀석을 붙이면 V50 옆에 스크린을 하나 더 만들어줍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이 녀석을 쓰며 느낀 점을 정리해 봅니다.



(1) (장점) 활자 덕후라면 축복인 듀얼 스크린


유튜브나 몇몇 게임들은 듀얼 화면에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앱들은 아직 되지 않죠. 잘 돌아가고 있는 A 앱을 왼쪽 화면에 두고 B앱을 오른쪽 화면에서 켰을때 A앱은 정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윈도에서 활성 창과 비활성 창의 차이점 같은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에 읽을거리 (리디북스 & 웹브라우저 등)를 띄웠을 때의 만족도는 상당합니다. 또 많은 리뷰에서 다뤘듯 지도를 보며 카톡을 한다던가 하는 활용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2) (장점)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쓰면 신세계가 열립니다.


듀얼 스크린을 네비로 쓰면, 동시에 2개의 네비 앱을 구동하고 운전할 수 있습니다. 이게 꽤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하는데요. 동일한 목적지까지 경로를 다르게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 비교할 수 있다는 굉장한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티맵과 원 네비를 같이 켜서 다닙니다.

주의할 점은 듀얼 스크린을 부착한 상태로 잡아주는 거치대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것 중에는 카멜레온 360이 유명합니다. 아니면 입이 많이 벌어지는 중국산 자바라(?)도 잘 되니 적정하게 선택해서 쓰시면 됩니다.

또 하나, 차량용 고속충전기가 꼭 필요합니다. 일반 충전기로 듀얼 스크린을 켜고 달리면 충전은 커녕 배터리가 스멀스멀 줄어드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


운전중 각 네비별 루트 비교가 가능. 큰 메리트.





(3) (장점) 와이드 모드의 위엄


위와 같이 사용하고 있던 차에,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지난 8월 말 있었습니다. 듀얼 스크린을 연결한 상태에서 네이버 앱이나 구글 크롬을 사용할 경우 '와이드 모드'를 지원하게 된 것이죠.


와이드모드로 보며 캡쳐한 화면.


실제로 볼때의 모습. 가운데 베젤이 두껍지만 꽤 볼만 합니다.



와이드 모드는, 양쪽 스크린을 동시에 사용해서 앱을 보여줍니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죠? 갤럭시 폴드의 그것과 유사하게 되는 것이죠.

흡사 베젤이 큰 모니터 두 개를 붙여놓은 듯한 앱 사용경험은 상당히 신선합니다. 웹페이지를 볼 때 모바일용 페이지가 아닌 PC 버전을 봐도 무리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눈이 편합니다. 또 구글 크롬을 지원하는 덕에 꽤 확장성이 좋습니다. 크롬 위에서는 정말 많은 웹서비스가 돌아가니까요. 저는 주로 리디북스 웹사이트를 통해서 직접 책을 봅니다. 가운데 나눔새 때문에 좀 짜증 나긴 합니다만 의외로 읽을만합니다. ^^

후속작 출시 뉴스 때문에 v50 인기가 식나 했습니다만, 와이드 모드의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 폼팩터 내에 있는 모드를 활용하는 듯한데, 이를 이용하면 꽤나 다른 UX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크롬으로 리디북스 웹사이트에서 직접 책을 읽는 모습




(4) (단점) 무게와 두께. 그리고 휴대성


어떤 디바이스이건 스크린이 많다는 건 장점입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희생되는 두께와 무게입니다. 일단 v50 생폰으로는 양복바지 주머니에 넣을만합니다. 젤리 케이스까지도 넣을만합니다. 문제는 듀얼 스크린 케이스를 부착하는 순간이죠. 무게 또한 만만치 않게 됩니다.

살짝 두배가 안 되는 무게 덕에 오랫동안 지하철에서 파지 하고 듀얼 스크린을 즐기는 것도 은근히 힘듭니다. 그래도 들고 보는 것은 할만합니다만,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은 배바지 & 아재 패션을 각오해야 합니다.



(5) 절충안 : 탈부착의 생활화


듀얼 스크린은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v50은 조약돌 같은 바디죠. 끼우고 뺄 때 스크래치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방법만 준수하면 상처 없이 자주 넣고 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집과 회사에서는 탈착 상태로 젤리케이스를 사용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몇백 원에 무더기로 샀습니다) 출퇴근 시에는 듀얼 스크린을 부착하여 긴 시간을 버팁니다.

듀얼 스크린을 남의 것을 구매해서 쓰는 사이, 제 듀얼 스크린도 배송되어 와 버렸습니다. (듀얼 스크린 2개의 위엄. 부자가 되었습니다) 중고나라에 팔아버릴까 하다가, 요즘은 그냥 회사에 하나, 집에 하나 두고 사용 중입니다. 집에서는 태블릿 대용으로 쓰면 좋습니다.




3. 마치며 : 현재 시점에 가성비 최고인 폰. V50


한국사람들의 갤럭시 사랑은 유별납니다. 안드폰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렸습니다만, 사실 그렇게 볼 필요가 없습니다. 안드로이드라는 기본 틀을 가져다가 전 세계의 수많은 제조사들이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고 하지만 큰 차이가 있기 힘듭니다. 그래서 카메라 성능, 무게, 디자인 등 하드웨어적인 차이에 주안점을 두죠.

마치 PC 시장과 같습니다. 메인보드, 램, 하드, 그래픽카드 등을 조합하지만 결국은 윈도 PC인 것처럼요.


삼성폰이 늘 잘 만들어 온 것은 사실이나, LG가 정말 무섭게 쫓아왔습니다. PC 시장과 똑같이 스마트폰도 일정한 성능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상향 평준화되는 분위기가 뚜렷합니다. 1년 전 폰이나 지금 폰이나 일반적인 사용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LG는 착실히 개선을 해 왔습니다. v40, v50은 현시점에 그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세대 5G 폰으로서 출시되고 5개월이 지난 지금, v50은 매우 커진 보조금 규모 덕에 가성비가 엄청 좋아졌습니다. 최신 플래그십 폰으로서 높은 성능, 저렴한 실 구매가는 매력적입니다.

거기에 삼성의 최신작 갤럭시 폴드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폴드는 239만 원이라는 출고가를 자랑하며 출시되었습니다. 물론 잘 만든 좋은 폰이지만 그 가격에 구매하여 얼리어답터로서의 기쁨을 잠시 누리기보다는 v50과 성능 좋은 경량 노트북을 구매하는 편이 훨씬 좋을 것입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LG윙의 현재, 그리고 안드로이드폰의 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