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케'냐에 가봤어?
'냐'하나나 난 가봤지!

케냐에 세 번이나 다녀온 놈의 자랑질

by 자까

2017년 한글날


케냐에서 아침공기를 처음 마신 날이다.

1.png 해가 뜬 후 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케냐의 첫 모습이다


8월에 있었던 케냐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로 판명나면서 10월 중 재선이 잡혔고 이것 때문에 대학교 내에서 데모와 수업거부가 이어져 정작 내가 오자마자 나이로비 대학교는 현재 휴교 상태.........


굳이 시국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나이로비는 가는 곳마다 경비가 공항 들어가는 것 이상으로 삼엄했다. 호텔이나 쇼핑센터나 모든 짐을 엑스레이로 검사하고 사람도 모두 검색대를 통과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승용차는 트렁크는 물론이거니와 차 밑까지 샅샅이 검사한다. 그리고 이곳은 해가 떨어지면 외부인은 무조건 호텔 안에서만 있어야 한단다.


다행이 케냐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나 나이로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쇼핑센터에서 나름 케냐산 커피도 마시고 케냐에서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모로 내가 사는 곳과 다른 모습이지만 이 안에 사는 사람들은 다 그렇고 그렇게 비슷하게 사는듯 하다.


한글날 다음날


아직 상황히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가능한 호텔에 있으라는 연락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대학교를 방문하여 내가 케냐에 온 방문목적을 충실히 시행하게 되었다. 듣자하니 대선이 끝나는 10월 말까지 대학교는 수업이 취소되고 학부생들의 입장도 금지된단다. 그것도 대선이 끝난 후 정국이 얼마나 안정적이 될지 지켜봐야하는 노릇이다. 아무리 그래도 호텔방에서 하루 종일 혼자 앉아있는 것도 고역이다.


대학교 인근에 장갑차도 두 대가 서있는가 하면 총을 든 무장군인들도 왔다갔다하고, 시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아직 시위대는 보이지 않고 무장군인들의 얼굴에서도 폭풍전야를 기다리는 한국 시위진입부대의 무시무시한 열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내가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자도 해도 찍어줄 분위기. 하지만 차마 그 짓은 못하겠다.


그렇게 처음으로 나이로비 시내를 걸어보았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숨이 컥컥 막히고 숨이 가쁘다. 내 체력이 이렇게 떨어졌나 걱정이 되어갈 무렵 이곳이 해발 1500미터에 위치한 고산지대임을 떠올리고 마음을 놓는다.

맞아, 이래서 케냐에 마라톤 선수들이 많았구나.


3.png 저 멀리 북망산천처럼 이슬람사원이 아스라히 보인다.


정말 내가 지금까지 다녔던 다른 나라의 도시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사람들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무질서와 혼돈이 극에 달했다. 뭔가 새로운 도시의 분위기를 즐겨 보기에는 힘에 버거울 정도로 강렬하다. 자동차만 지나가면 매연과 먼지로 눈 앞에 매캐해진다.


2.png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이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고 차들이 범람하는 대로를 횡단한다. 여기서 일주일 정도 살게 되면 나도 나이로비 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을까?


대학 담당자 말로는 내가 나이로비 대학교와 계약을 맺게 되었으니 앞으로 업무가 필요할 때마다 항상 와야할지도 모른단다. 케냐에 자주 오게 된다니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이, 먼지 자욱한 나이로비 시내거리처럼 마음이 복작복작해진다.


그 당시만 해도 내가 3년이나 케냐를 오가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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