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쿠팡은 (자의든 타의든)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핍박한다는 프레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덕분에 대중들 사이에서도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는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각인된 걸로 보입니다.
여기에는 아마도 이런 자신감이 깔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본기업인 유니클로도, 미국기업인 구글(유튜브)도 한국 시장에서 견고하게 자리 잡지 않았나?"
하지만 쿠팡은 이들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1. ‘대체 불가능한 본진’, 한국 시장
구글이나 유니클로에게 한국은 수많은 글로벌 시장 중 하나일 뿐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타격을 입더라도 생존의 문제는 아닙니다. 반면, 쿠팡에게 한국 시장은 매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존립의 문제'입니다.
2. '물류 인프라/유통사업, IT를 곁들인'
쿠팡은 순수 IT 기업과는 사업구조가 다릅니다.
IT 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한계 비용이 제로(0)에 수렴하지만, 유통과 물류를 직접 수행하는 쿠팡은 막대한 규모의 고정비 부담이 있습니다. 또한 배송 밀도가 유지되어야 단위 유닛당 변동비도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가 무너지면 이익에 즉각적인 큰 타격을 입게 되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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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초기 10년 동안 담론의 핵심은 "안 망할까?"였는데 쿠팡은 결국 증명했습니다.
앞으로 쿠팡의 행보에 대한 관전 포인트는 "'외국계 유통'이 한국 시장을 장악하는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입니다.
과거 '신토불이' 정서가 강했던 한국에서 외국 유통 글로벌 공룡들이 맥없이 물러났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물론 코스트코가 시장에 안착하긴 했으나, 시장 전체를 장악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예전과는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과연 2020년대에 미국 기업이 한국 유통 시장의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향후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