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관련 내용은 아니라서 넘어가셔도 됩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실패를 경험한 적이 없다.
이루고 싶은 일이 없으면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루고 싶은 것이 없었다.
결과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상황에 맞춰 살아갔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실패하는 일이 생겼다.
원하는 회사에 취업을 하지 못했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뭔 생각인지 모르겠는데,
'나 같은 사람 아니면 누굴 뽑아' 같은 생각이 있었다.
근데 나 같은 사람이 아닌 사람들을 뽑아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뭐.. 대충 상황 맞춰 가면 되지’라는 생각이었다.
당시 원했던 회사들이
내가 진짜로 원하는 회사들이 아니었을 것이다.
EO에 나온 창업자들을 보며 그들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나도 내 이야기에 울림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내 이야기에 울림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으니,
저 사람들처럼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나오고 창업에 도전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수많은 실패들이 쌓여갔다.
'왜 저들은 쉽게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렇게 어렵지?'
'그냥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왜 안되지?'
뭘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왜 해야 하는지..
모든 게 어려웠다.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3년이 지나갔다.
올해를 시작하기 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정했다.
나름대로 그 방식으로 올 한 해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연말이 가까워지면
항상 '그' 생각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한창 '그' 생각을 하면서 살던 중에
여자친구의 추천, HOC 북토크, 은혜님의 선물이라는
삼 박자가 딱 맞아떨어져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었다.
첫 장부터 공감도 많이 가고,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정이 너무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엄청 몰입하여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책 읽는 내내 이 대표는 ‘퍼블리를 정말 사랑했구나 ‘
라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사랑한 퍼블리를 떠나보낸 과정과
그 안에서의 후회와 반성이 직접적으로 와닿았다.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안쓰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한 편으로는 후련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자세히 공유해 주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도 나오듯이, 창업은 나를 잘 알게 해주는 과정이다.
창업을 하지 않고도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부럽다.
나는 창업을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알기 시작했다.
창업을 하면 정말 온갖 일이 다 벌어진다.
알기 싫어도 나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까지 알게 된다.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아프게
알게 된다.
내 몸에 맞는 옷을 고르자
책에 나온 이 문장은 알면서도
이상하게 매번 잊는다.
남의 소식 혹은 자랑들이 잊게 만드는 것 같다.
아,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 나도 저렇게 돼야 하는데.
그렇게 또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에
억지로 팔부터 구겨 넣는다.
요즘도 비슷한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 자동화를 하고 싶은 건가?
솔직히 말하면,
쉬워 보이고, 돈이 될 것 같아서 시작한 면이 크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게 없고
돈이나 벌자는 생각으로
나를 너무 좀 먹고 있었다.
나는 사실..
남들이 약간(너무 말고) 우러러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조용한 관종의 욕망이다.)
그러기 위해 남들이 인정할 만한 성과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 일을 사랑하고 싶다.
그렇다고 일을 크게 벌여 큰 팀을 꾸리고 싶진 않다.
그리고 간섭받고 싶지 않다.(에고가 너무 세다.)
그리고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다.(일어나고 싶을 때 잠에서 깨고 싶다.)
이게 지난 몇 년 동안 알기 싫어도 알게 된 나에게 맞는 옷이다.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책에도 나왔듯이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적는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계몽주의 사업을 하고 싶다.
계몽주의 사업이 아닌 것을 하게 되면,
그 일이 그렇게까지 사랑스럽지 않은 것 같다.
타협이 들어가면
'이게 내가 하고 싶은 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나 같은 사람이 더 많아지면
세상이 더 좋아질 거라는
오만한 생각까지 한다.
그래서 내 생각이 많이 들어간 사업을 하고 싶다.
사업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예술일 수도 있다.
너무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계몽주의 사업을 하고 싶다.
세상을 계몽하고 싶다..
돈을 못 벌 것 같지만..
'나는 실패를 통과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본 후에 나는 확실히 알았다.
나는 실패를 통과하고 있지 않다.
정확하게는 나는 실패를 하고 있지 않다.
실패가 무서워서 실패로 다가갈 때면 포기하고 있다.
예전 삶의 습관들이 남겨져 있어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지 않았다.
시험 결과가 좋으면
'와 공부 안 했는데 이 정도면 나 천재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시험 결과가 안 좋으면
'아 공부 열심히 안 했으니까 당연한 결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지금도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최선을 다 하는 게 무서운 것 같다.
이게 내 한계일까 봐. 내 마음이 아플까 봐.
책을 읽고 나서,
이걸 실패라고 부를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됐다.
실패 후에 이렇게 마음이 아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 얘기에 울림이 생길 수 있구나.
언젠가는 진한 실패를 통과하며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