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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트루 Aug 06. 2019

조리원, 반드시 필요할까?

초산 산모들이 읽으면 좋은 글_산후조리에 대하여

이제 내일로 조이가 태어난 지 70일이 되어간다. 2개월 하고도 조금 남짓한 시간 동안 나는 엄마가 되었다.


버둥거리는 그 쪼꼬만 한 몸을 어떻게 안아야 할지 가늠조차 가지 않아 안으면서도 부서질까 온 몸의 세포를 곤두세우며 아기를 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조이가 울어도 느긋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임신 기간 동안 남편과 나는 아파트 뒷길 산책로를 걸으면서 곧 있을 우리들의 변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었다.  내 경우에는 산후조리를 양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기를 낳고 어떻게 산후조리를 해야 할지에 대해 여러 방향성을 놓고 함께 고민했다.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를 드나들며 여러 사례들을 읽어보고 주변에 아기를 낳은 친구들에게 어떤 식으로 산후조리를 했는지도 물어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것 같다.






" 결혼할 때는 웨딩 플래너가 있어서 여러 결정들을 도와주며 참 편했던 것 같은데 <출산>에는 왜 출산 플래너가 없는 것일까? "


" 어떤 산부인과가 좋은지 출산에는 어떤 방식들이 존재하는지 여러 선택지들을 세세히 알려주고 안내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 "



100만 원부터 2000만 원 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자랑하는 산후조리원부터 산후도우미까지...

첫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다양한 선택지들이랄까. 출산과 동시에 마주하게 될 산후조리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넘쳐나는 사례들을 서치하고 스터디하며 결정 후에도 한참을 내가 잘한 것일까를 생각하며 또다시 인터넷 서핑을 통해 내 결정에 대해 확신을 찾고는 한다. 물론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산후조리원과 산후도우미를 경험하며 느낀 점에 대해 풀어보려 한다.



1. 조리원에 대하여  


<조리원 투어 및 가계약>

앞서 이야기했듯이 출산 후 남편 이외에는 산후조리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조리원은 선택이 아니 필수라고 생각했다. 또한 주변에서 하도 다들 "조리원은 천국"이다 라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세뇌당했는지도 모르겠다. 다니던 동네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집 근처로 조리원을 알아봤고  <맘스 홀릭 베이비> 등 카페와 동네 맘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수집했다. 그렇게 3군데로 압축하고 일명 조리원 투어를 통해 서비스와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 조리원을 선택했다. 원래는 C 조리원을 선택해서 계약을 했었는데 벌레가 나왔다는 글을 보고는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 오픈했다는 K조리원을 다시 알아보고 계약을 했다.


조리원을 결정면 가계약을 하게 는데 이때 계약금으로 10%를 지불한다. 계약 이후 조리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계약은 파기할 수 있으며, 한 달 전에만 파기하면 계약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 조리원 결정 시 고려사항 >

1) 식사 (개별 식사 VS단체 식사)

본인 성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확실히 개별 식사의 경우 조리원 동기들을 만들기가 어렵다. 나 또한 개별 식사를 하는 조리원이었는데 프로그램 중에 알게 된 산모 몇 명과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 단체 식사의 경우는 조리원 동기를 만들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아기 출생일이 비슷비슷해서 정보공유도 잘되고 아기 돌보는데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기도 해서 <조리원 동기>는 있으면 좋다는 생각.

2) 모자동실 여부 (수유 콜을 받을 때 수유실로 가는지 VS 방에서 수유를 하는지)
3) 청결도 (세스코 계약 유무)
     >> 신생아가 함께하는 공간인데 벌레가 나온 사례들도 여럿 있다.
4) 모유수유 전문가 상주 여부

내 경우에는 통곡 마사지를 하는 전문 마사지사가 이틀에 한 번씩 가슴을 봐줘서 정말 좋았다. 출산 후, 몸도 힘든데 모유수유 때문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게 된다. 이때 모유수유를 도와주고 여러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마사지사 상주는 정말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 조리원 마사지 >

그리고 보통 조리원에 마사지 실이 따로 있는데 이 마사지의 경우 조리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마사지 실이 아니라 업체가 조리원에 들어와서 개별로 영업을 하는 마사지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마사지실에서는 조리원 원장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기도 했고 그리고 개별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실적>을 위한 과잉 영업이 심한 곳도 많다. 산전 마사지의 경우 조리원 이용 시 포함사항이라고 나오지만 사실상 산전 마사지는 추가 영업을 위한 발판이더라. 물론 2주에 천만 원 이상 되는 금액대의 조리원이라면 전부 포함 사항이라 영업이 따로 필요 없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내 경우에는 추가로 마사지를 따로 신청하지 않았다. 마사지를 받지 않고도 <모유수유>를 하다 보니 임신 전 몸무게로 금방 돌아가더라는.


마사지를 받은 산모들 대부분 그 시간들이 정말 힐링이라 좋아했지만 궁극적으로 임신으로 인한 부기를 마사지가 빼 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산모들도 많았다. 가격은 지점별로 다르지만 보통 평균적으로 80만 원~170만 원 정도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작게는 2~3회 많게는 10회까지도 마사지를 추가해서 진행하고는 한다.

(* 시간당으로 계산해보면 보통 1회 10만 원 이상으로 결코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던 점은 정말 그들이 <산후 마사지>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냐는 것이다. 산모의 몸에 대해 얼마나 심도 깊은 이해도를 가지고 마사지를 진행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더라. 그 가격이면 반얀트리 스파에 가서 마사지를 받는 게 훨씬 힐링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확실히 좋았다는 사례들도 많기에 마사지 선택은 산모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본다.


나는 둘째를 낳는다 해도 조리원에서 굳이 마사지를 받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도 있겠지만 ㅋ) 아기를 키워보니 이건 뭐 웬만한 막노동이 따로 없다. 처녀 때도 5kg 이상의 물건을 들고 다닐 일이 별로 없지 않은가. 매일 아기를 들쳐 메고 엎고 안 고를 하다 보니 어깨는 돌덩이 수준으로 굳어버리고 팔도 저리고 허리도 아프다. 이럴 때 마사지를 받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 긍정적인 부분 >

조리원에 대해서 긍정적인 부분은 출산으로 온몸의 뼈가 늘어나 있고 지쳐 있는 산모를 대신에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봐준다는 점일 것이다. 아기를 맡길 수 있기 때문에 마음껏 잠을 잘 수 있고 느긋한 식사가 가능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은 돌이켜보니 정말 컸다. 조리원에서 아기를 맡기고 마지막 남은 도로주행 시험도 봐서 면허도 땄으니... 조리원에 지불한 금액만큼 자유를 누리는 것이 가능해 참 좋았다.


<아쉬웠던 부분>
초산 산모는 아기 돌보기를 글로 혹은 유튜브로 배운다. 머릿속에서 수만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가며 아기 돌보기를 예측한다고 하지만 실전은 또 예상과 다를 수밖에 없는 것. 조리원에서 가장 기대한 부분은 아기 돌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는데, 아기 수대비 직원 수가 적어서 인지 생각했던 교육 (속싸개 싸는 법, 기저귀 가는 법, 트림시키는 법 등등등) 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인이 원하는 교육이 있다면 계약 전에 미리 얘기를 해서 조리원 입소 기간 동안 교육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또한, 조리원도 지출 대비 수익을 생각하는 사기업이라 약속했던 컨디션보다 실제 생활 시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나 또한 그랬다.)


총평

출산 전에는 조리원은 무조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짙었지만 조리원에 다녀와보고 나니 "글쎄.."라는 생각이 든다. 산후도우미에 비해 가격도 비쌀뿐더러 아기 케어가 잘되고 있는지의 여부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저 출산에 지친 산모가 아기를 맡기고 쉬면서 몸을 돌볼 수 있다는 점. 이 가장 큰 메리트가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각자 산모의 성향과 상황을 고려해 선택을 해야지 절대 <조리원이 필수>는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겠다.


다음 편에서는 <산후도우미>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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