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기른 머리

들쭉날쭉한 마음 같지

by true

긴 머리가,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린다고들 하잖아?

나는 꼭 삭발이 사고 싶었다? 언젠가는 꼭 해볼 거야.

아직은 용기가 안 생겨서 쇼트커트 정도는 해봤어.


어느덧 머리가 길어서 어깨에 닿일정도야.

너는 내 머리가 쇼트커트에 삐죽하고 제 멋대로인데도 나를 귀엽게 봐주는 것 같았어.

네 웃음이 나한테 꽂혔거든.

너의 눈빛을 보고 네가 나를 흥미로워한다는 걸 알았지.

너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 나도 여자처럼 다시 단장하기 시작했지.

꾸미니까 제법 봐줄만하더라.

함께 있는 순간들이 다 기억에 남아, 즐거웠어. 좋았어.

잊고 싶지 않은 낭만적인 순간들이야. 나에게는.

지금 내 머리는 내 마음과 같나 봐.

될 대로 길어져서는 들쭉날쭉이야.

아침에 일어나면 그저 머리를 묶어버리거나, 뻗친 상태 그대로 나가.

딱히 망가졌다는 생각은 안 들어. 그냥 다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의 내 모습을 본다면 넌 어떨까

여전히 귀엽게 봐줄까

너는 대체 왜 항상 다가왔다가 멀어져 가는 거야

그럴 거면 다시 오지를 말지 너는 왜 나를 놓아주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거야

너는 나를 늘 여기에 세워놔.

네가 돌아올 때까지 나는 계속 여기에 서 있어.

그 외로움을 혼자 견뎌내.

그런데도 계속 서있는 이유는 네가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 때문인가 봐.

그걸 바라고 있고.

자, 이제 우린 어떻게 될까. 너의 청혼을 거절한 내가, 우리가 여전히 다시 이어질까?

너와의 스토리는 남들이 보면 그저 멍청한 나와 쓰레기인 너겠지만

사랑은 내가 하고, 우리가했는데 남들이 어떻게 보는 게 무슨 상관이겠어.

대신 위로도 바라지 않아야겠지만.

내가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에 그래서 더 여기에 나 혼자 잘 서있어.

너는 다시 돌아오면 나를 꽉 안아주기만 하면 돼.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