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더 가득해

by true

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참 야속하다

그리 좋은 것들은 간단하다

좋다로 마무리된다

좋은 것은 좋다는 말로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일기장에도 그저 좋았다로 끝난다

잘 적히지도 않는다

평범했던 좋은 날은 더더욱 무엇을 적어 내려가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일기숙제를 밀리곤 했었나 보다


반면에 싫은 날은 논문을 쓸 수 있다

아주 뚜렷하게 싫은 감각이 살아있다

다시 생각해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런 날은 일기장이 종이면, 종이가 찢어지도록

컴퓨터면 자판이 부서지도록 두들긴다


어떤 내용이 더 옳다고는 말 못 하겠다

어차피 일기장이니까

무슨 내용을 적었든

내가 그곳에 다 쏟아냈으면 그거로 나는 조금 가벼워졌다면 된 거 아닐까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