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할 수 있기를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을 기억하는 것
시간은 나의 마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만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쳐 지나갔을 7월 23일과 8월 6일을 기억하는 것
그렇다면 나는 그 기억 속에서 만큼은 시간에게서 자유롭다
기억은 제 멋대로라 상대의 의도와 마음은 중요치 않다
전지적 내 시점이니까
그래서 내게 황홀하기만 하던 기억들을 너도 똑같이 기억하는지는 알 수가 없겠지만
너는 너대로의 순간을 간직하며 나와 함께 살아가겠지
그래서 나는 우리가 우리 모두가 떨어져 살아도
각자의 인생에서 나이가 들어 더는 앞으로의 네 얼굴을 모르고 살아도
그래서 길을 지나다 우리 서로 마주쳐도 못 알아보는 사이가 되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다만 누군가를 원망하느라 그 시간 안에 갇혀 지내지만 말기를 바란다
시간에서 자유로운 것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다른 일이니까
보고 싶은 얼굴들이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았었다가 이제는 나이가 드니 보고 싶은 얼굴이 있다
그 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이제는 더 이상 사람이 보고 싶지 않고 얼굴이 그립다
세월에 따라 사람이 변한 것 역시
내 모습도 달라졌음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시간의 탓이겠거니
언제인지 모를 시간에서 아예 벗어나버리는 날이 궁금하다
죽음이라는 걸 떠나서 그냥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날에서 벗어난 그때는 뭐가 남았을까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까
적어도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도 없으니
더 이상은 왜 태어났느니, 죽고 싶다느니 그런 말을 집어치우고 태어난 김에 살아내 보자 끝은 알 수 없으니
살기 위해 살지 말고 살았으니 그냥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