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일화

삶의 이유

by true

아이는 어떻게 생기나요

사랑의 결실일 겁니다


아니오

욕정으로 인한 실수입니다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인가요

나는 전자라고만 믿고 지내왔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이야기해 주었거든요

그래서 제 이름의 뜻이 보배로운 열매라고


하지만 여러분 아시죠

아 라고만 계속 말해도 어 라고만 들리는

그런 느껴지는 것들이 있단 것을요


저는 살아오면서 저는 후자였다는 걸 깨닫고야 말았습니다

정말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이더군요

끝내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실수로 인해 이 세상에 등장했다는 그 사실이

제 자체가 실수라고 느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저는 늘 사랑을 구걸하고 다녔습니다

여러분 사랑이라는 게 사랑을 하는 것이지

사랑을 하기에 주고받기가 되는 것이지

사랑을 달라고 하는 건 달라고 해서 주는 것도 아니며

그렇게 받을 수 없고 억지로 뜯어낸들 그건 껍데기일 뿐이란 걸 아시지요

그래서 전 학창 시절 껍데기는 가라 라는 시가 꽤나 다른 의미로 좋았나 봅니다


저는요, 참 밝고 잘 웃습니다. 매우 착하고요 성실합니다

저는 일탈을 좋아하고, 비판하기를 좋아하고 질투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저일까요

사랑받기 위해 그 모습이 된 건지 원래 그게 나였는지 분간이 안됩니다

구분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소만

어제 만난 그이는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건 자기가 아니라고 억지로 남에게 맞춘 거라고요

뭐 딱히 할 말이 없었습니다 부정할 수는 없더군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그 말이 요즘 전 참 잔인하고 슬프네요


사랑받지 못한 거 같은데 그러기 위해 태어났다면 저는 역시 이번에도 실수를 한 걸까요


더 이상 생각은 그만하기로 합니다

이것 참 제가 또 너무 생각을 딥하게 했나 봐요

뭐 어떻게 이 세상에 나타났던지 간에

저는 뭐 이미 태어난 건 그런 거고요

무슨 이유로 태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러려고 태어났어 는 안 찾으렵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부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인정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수, 토 연재
이전 02화카멜레온은 무슨 색깔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