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것에 책임 다 하기
열심히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교육 사업을 한 지 3년을 넘어, 어느덧 4년을 향해 가고 있다. 매년 내 선택에 따라 인생의 방향은 조금씩 다르다. 매년 다양한 상황에 놓이다 보니 한 해의 출발선에 다시 서면 내 행동양식을 스스로 바꾸는 편이다. 강사로서의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강사의 비중을 높였던 해가 있고, 기존 고객사와의 교육 확장을 통한 교육사업가로서의 비중을 높였던 해가 있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작가로서 북토크를 열심히 했던 해가 있다. 올 해는 기존 고객사 외 새로운 고객사와의 관계를 창출하는 등 교육사업가로서의 역량을 더 확장하기로 마음먹은 해이다.
물론, 역할에 대한 비중의 정도가 차이가 있을 뿐 강사, 작가, 교육사업가 어느 것 하나 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이 몰릴수록 시간을 쪼개 관련 역량을 키우는데 더 집중했다. 하지만, 매번 선택의 순간이 있었고 무언가를 선택하면 다른 것은 조금밖에 못하는 상황은 당연히 자주 발생했다. 2019년 교육사업을 한 참 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보통은 연말이 되면 교육 기획이나 영업계획을 세워 내년을 대비한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19년 말에 시집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요즘은 글만 잘 쓴다고 책이 독자분들에게 읽히는 시대가 아니다. 작가가 SNS나 오프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등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 시집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는 아버지의 지나간 청춘을 나의 청춘 이야기로 보답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쓴 책이기도 하고, 실제로 많은 자녀분, 많은 부모님들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집을 내고 6개월 간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전주 등의 대형서점 혹은 독립서점에서 북토크를 열어 많은 독자분들을 만났다. 시집만 세상에 내놓고 내 시가 독자분들에게 알아서 사랑받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시를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진심으로 얘기하고, 독자분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을 드리고 싶었다. 북토크를 하며 불안한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현실 적으로 교육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되고 업체에서 들어오는 청소년 강의가 주 수입원이었기 때문에 내가 전국을 돌아다닐수록 비용적으로는 손실액이 더 컸다. 하지만, 북토크를 하며 내가 낭독하는 시에 울고 웃어주는 누군가의 부모님, 누군가의 자녀분들을 만나며 정서적으로 위안이 되었다. '지훈 작가님의 시는 참 가치가 있어요'라고 얘기해주시는 독립서점 사장님들의 말에 참 많이 행복했다. 그런 마음과 꾸준한 노력 덕분인지 시집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는 1년이 안 되는 기간임에도 5,000부 이상이 독자분들에게 읽혔고 지금도 여전히 시 분야에서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분들에게 읽히고 있다.
사실 작가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6개월이 지난 후, 다시 생업에 돌아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많이 막막했다. 교육 영업 시기를 놓쳐 이미 다른 경쟁업체에서 고객사와 교육을 운영하고 있을 때였다. 그렇다고 강의만 하기에는 내 사업도 아니고 수익도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많이 낮기 때문에 내년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기는 놓쳤지만,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영업부터 시작했다. 강의와 글을 쓰는 활동은 병행했다. 작가로 6개월을 돌아다닌 것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을 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기존 고객사에서 연간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교육 제안의 기회를 주셨고 난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나와 같이 협업하는 전임강사님과 우리 회사가 잘할 수 있는 서비스 교육의 전문성을 어필했다. 덕분인지 그 분야에서 교육을 수주할 수 있었다. 다시 교육 사업을 주축으로 강의와 글 쓰는 활동을 안정적으로 병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돌이켜보면, 안정된 수입원 없이 작가로서 선다는 것이 무모한 도전일 수는 있었다. 작가로서도 잘 안 될 경우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도 저도 아닌,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 작가로서 사람들 앞에 설 용기가 없었다면 나는 진짜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것 같다. 내가 진정으로 글을 쓰고 세상에 책을 내놓았다면, 적어도 그 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되어야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내가 건넸던 좋은 마음 혹은 받았던 마음이 결국은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길로 연결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좋은 노력은 그 길이 어떻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지금도 많은 교육담당자와 청소년들을 만난다. 내가 만약 교육의 전문성만 가지고 내 인생을 걸었다면 내 시야가 조금은 좁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육을 하면서도 시를 쓰고, 시를 통해 인생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며 사람에 대한 좀 더 온화한 시선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시선이 일을 하고 사람을 대함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 나의 태도가 상대방의 눈에 좀 더 호의적으로 보일 때가 많다.
매 순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지 갈등한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못하게 되는 선택이 있다. 그럼에도 내가 어떤 하나를 선택했다면 나는 우선은 뒤돌아보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최선을 다 한 길이라면 내가 놓쳤던 다른 하나도 길을 걷다가 충분히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