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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여행기] 발리에서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로

행복덩이 아빠의 육아 여행기

우리 가족의 오랜 꿈이 있었다. 여행지에서 한 달 살기다. 요새는 많이 유행을 하지만 크게 인기가 없을 때부터 우리 가족은 한 달 살기 하기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계획은 항상 곧바로 사라졌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어렸기 때문이었다. 우리 아이들 6살 4살 때 나 혼자 제주도라도 가려고 계획을 잡았다가 4살 아이를 어찌할 줄 몰라서 계획을 취소하곤 했다.


올해 드디어 실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왜냐하면 우리 아들이 5살이 되었고 이제 말귀를 알아듣는다. 그래서 발리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20년 모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예약을 했다. 발리까지 비행기가 7시간을 가니 마일리지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을 했다. 그리고 호텔이라고 해야 하나? 독채 집들도 다 예약을 했다. 벌써 6개월 전 이야기다. 
세 달 전쯤 장모님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사위, 장모야"
"넵, 장모님 웬일이세요?"
"발리 간다고 했지?"
"네"
"지금 발리 화산 터지려고 한다는데 괜찮겠어?"
"네? 그래요.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급하게 기사를 검색해보니 발리 아궁산 화산이 폭발 직전이라는 것이다. 잠시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현지에 여행을 간 지인은 지금 전혀 문제가 없다고 예약 취소하지 말라고 하고, 여러 가지 기사에서도 설마 터지랴 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과 가는 여행이다. 최대한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비행기표부터 숙소까지 모든 것을 다 취소했다. 모두 하루 만에 이루어진 이야기다. 다행히 모두가 무료 취소가 되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계획은 몇 개월을 했는데 취소는 하루 만에 다 했다


<뉴시스 2017년 12월 2일>


얼마 전에  발리 아궁산 화산이 정말 터졌다. 한국인 몇백 명이 공항에서 미아가 되었다는 기사가 연신 나왔다. 글을 쓰는 지금도 화산이 터지고 있다고 한다. 취소를 한 것이 정말 운이 좋았다는 판단이 든다.

그래도 계획을 잡았으니 어디론가 여행을 가기는 가야 해서 비행기표를 취소한 날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리핀은 아이들이랑 가기 불안하고, 호주, 홍콩 같은 선진국은 비싸고 여러 가지를 고민해서 결정 한 곳이 발리였는데 딱히 좋은 곳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인터넷 검색 중에 발견한 곳이 말레이시아의 조호바루였다. 조호바루의 느낌은 서울의 분당 신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발리처럼 천혜의 자연경관이나 시골스럽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편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바로 비행기표를 싱가포르로 변경했다. 조호바루는 싱가포르에서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한다. 아직 가보지 않아서 교통체증이나 이런 건 잘 모른다. 그냥 인터넷 검색에서 그렇다고 한다.


한 달 살기 숙소를 찾아보았다. 몇몇 한인 게스트 하우스가 보였다. 게스트하우스라기보다는 에어비앤비 같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급 예약을 했다. 한 달을 한 곳에서 머물기 위해서 장기 예약을 해야 하는데 날짜가 맞지 않으면 예약이 어렵기 때문이다. 예약을 하고 나서 보니 우리도 2일을 추가 예약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퇴실하면 바로 다음 가족이 예약이 되어 있다고 한다. 결국 근처에 저렴한 곳을 2일 추가 예약을 했다.


발리를 예약하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한 달 넘게 알아보고 고민을 했었는데 조호바루는 2일 만에 모든 것을 해결했다. 사람이 급하면 빠르게 해결이 되나 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곧 떠난다 조호바루로. 사실 조금 걱정은 된다. 한 달이라는 기간은 장기 여행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프거나 내가 아프거나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부터 추가 2일 예약한 곳이 너무 저렴하기에 진짜 방이 있는 건가? 하는 고민까지 정말 다양한 걱정을 하고 있다.


걱정은 아마도 여행 시작 전까지 계속할 것이다. 나는 항상 그래 왔으니까. 걱정을 많이 하면 그만큼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게 되는 게 나의 스타일이다. 하지만 걱정은 여행 시작 전까지만 할 거다. 여행은 즐거워야 하니까.

여행지에 가면 또 다양한 문제들이 생길 거다. 그 다양한 문제들 해결하는 것이 또 여행의 재미다. 나는 그 재미도 좋아한다. 해결할 때의 성취감이 참 좋다. 


오늘부터 남은 기간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한 달 살기를 위한 준비를 할 것이다. 준비하면서 오는 설렘이 난 정말 좋다. 여행은 준비하면서, 가는 동안, 그리고 현지에서 어떻게 즐길 건지 까지 설레는 것이 많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한 달 살기. 우리 가족 또 한 번의 도전 내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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