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칠과이분의일 Feb 22. 2023

무한 우주에 순간의 빛일지라도

내가... 대학생...?

 잠이 안 와서 쓰는 글입니다. 제가 오티에 간다네요. 내가 대학생? 내가 오티? 내가... 내가 대학생? 이 상태예요. 어떻게 내가 대학생이지? 합격은 12월에 했고 등록금도 냈고 학번도 나왔는데 안 믿깁니다. 정말 내가 대학생이라니... 눈 감았다 뜨면 고삼을 앞둔 2월 말일 것 같고 그러네요. 혹시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이런 경험을 해 보신 분이 계실까요? 저는 약 두 달 동안 이런 상태라 뭔가 제 자신을 속이는 느낌이에요. 약간 정신이 너 이 자식! 넌 아직 고삼이야! 하는 느낌... 개강하면 나아질까요?


 사실 제가 믿을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 봤어요. 합격한 학교가 1 지망 학교였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2년 동안 이 학교 하나만 믿고 공부했고, 심지어 4차 추합으로 붙은 거니까요! 조금 부끄럽지만 제가 얼마나 이 학교를 오고 싶었냐면요... (블로그 글입니다.)


가린 건 학교 이름이랑 과예요!

 뉴진스가 부릅니다. OMG...



 

 음... 잠이 안 오는 김에 딴소리를 좀 하겠습니다. 전 아직 이별에 서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오늘 동생들의 반 배정이 나왔는데, 원래 이맘때 즈음이면 나온 반배정과 시간표로 친구들과 이야기했었단 말이죠. 그런데 이제는 제가 직접 시간표를 짜고 있네요. 에브리타임 앱으로 친구들과 시간표 친구를 하고 있습니다. 다 다른 곳으로 흩어진 게 실감 나더라고요. 어린이집을 포함해서 친구들과의 네 번째 이별이었는데 뭔가 더 허무했습니다. 그런데 이 감정을 허무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나 싶네요.


 그리고 얼마 전에 이른 친구 생일파티를 다녀오면서 마음이 너무 싱숭생숭했어요. 열네 살에 만나서 스무 살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이제 이렇게 넷이서 모일 일이 드물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고삼 때 거의 달에 한 번 만나서 마라탕 먹고, 롯데리아 가서 아이스크림 먹었던 친구들이었거든요. 그땐 거지꼴로 만났었는데 생일파티 했던 날은 한껏 꾸미고 만났습니다. 어쨌든 집 오는 길에 마음이 이상했어요. 하필 환승하려고 내렸던 정류장이 중학교 하굣길의 정류장이었거든요.


 익숙한 동네, 친구들을 떠나서 전부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이 상황이 꼭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것 같아요. 솔직히 나이의 앞자리 하나가 바뀌었다고 주변이 바뀌는 건 조금 가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가득 들어찬 뒷자리 9가 앞으로 올라가 2로 변한 것뿐인데 말이죠.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까 정말 엄살쟁이 같네요. 그래도 외계 행성에서 잘 살아남아 볼게요. 제가 선택한 비행이니까요! 제 비행은 열심히 이곳에 기록하겠습니다. 자주 찾아와 주세요. 댓글도 환영이에요!

 


 


 

작가의 이전글 새내기는 원래 이런 건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